'우리는 로켓이 아닌 사람'…쿠팡 근로자, 사측 규탄

쿠팡 노조 기자회견…성실한 교섭 촉구
"앱 내 52시간 초과근무 정보 조작" 주장
"백신휴가 보장 안하고 공문에 묵묵부답"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쿠팡 근로자들이 주 52시간이 넘는 과로에 시달리고 있으며 사측이 근무시간 조작, 백신휴가 사용 제한 등 부당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는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충분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주 52시간이 넘는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오는 사고나 재해 등을 근로자에게 책임 전가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주 52시간 근무를 넘길 경우 근무시간을 조작해 형식적으로 법정근로시간에 맞추는 부당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했다.

사측이 한 주에 몇 시간 근무했는지 기록되는 쿠팡 사내 애플리케이션(앱) '쿠펀치' 입력 내용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앱에 52시간 초과근무로 명시된 내용이 1시간 후 바뀌어 있었고, 이에 문제를 제기하면 본사에서 직접 합의하는 방식으로 무마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백신 접종 휴무일을 근로자의 연차휴무로 대체하고 있다는 제보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시흥2 캠프 등 일부 사업장에서 백신 접종을 했음에도 휴가를 부여하지 않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측은 "지난달 30일 '사업장의 노동자 휴무일 강제적 변경 조사, 조치 요구 건'으로 공문을 보냈으나 이후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교섭장에서 이야기를 꺼내도 '해당 사안은 이 자리에서 논할 사항이 아니다'며 회피하려는 입장만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들은 "쿠팡 모든 노동자들은 로켓이 아닌 사람"이라며 "쿠팡이 진정 '성장과 혁신'을 바란다면 노동권 침해를 통한 과도한 이익 추구 행위를 중단하고, 책임감 있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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