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수기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기존에 알려진 '이중나선 구조'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DNA 구조를 발견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김경규 성균관대 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포 내에 AC-motif라는 새로운 DNA 구조가 존재하며 이 구조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60억 염기로 된 사람 유전체를 구성하는 DNA는 주변 환경, 세포 작용 및 염기서열 등에 따라 이중나선 외 다양한 구조를 가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단지 몇 개의 구조만 알려져 있고 또 그 기능에 대해서도 많이 연구되지 않았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은 1953년 세포의 유전정보를 저장하는 DNA가 이중나선 형태의 B형 DNA라는 것을 밝힌 공로로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었다.
연구팀은 아데닌과 사이토신이 반복되는 염기서열이 마그네슘 존재 하에 4중 나선구조를 갖는다는 것을 발견해 이를 AC-motif라 명명했다. 아데닌과 사이토신이 반복되는 여러 종류의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합성하고 이들의 삼차구조 형성 및 금속이온의 영향을 연구해 AC-motif가 두 쌍의 이중나선이 엇갈린 4중 나선구조를 갖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원편광이색 분광분석법(CD spectroscopy), 자기공명분광분석법(Nuclear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형광분광분석법(Fluorescence spectroscopy) 및 분자동력학 계산법이 동원됐다.
연구팀은 나아가 이 4중 나선구조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된다는 것도 알아냈다. 세포실험과 유전체 교정기술을 이용해 AC-motif가 CDKL3라는 발암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세포의 모양, 특징 및 기능은 각 세포에서 어떤 유전자들이 발현되고 있냐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유전자 발현은 세포내 외 신호 및 다양한 인자에 의해 정밀하게 조절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유전자 발현이 조절되는 원리가 완전히 알려져 있지 않고, 특히 핵산의 구조 및 염기 서열이 유전자 발현에 미치는 영향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구팀이 AC-motif 같은 DNA 구조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을 규명함에 따라 유전자발현조절의 새로운 원리를 제시했다. 또 질환 관련 유전자 발현을 제어하는 신약 발굴 연구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핵산분야 국제학술지 뉴클릭 액시드 리서치 (Nucleic Acids Research)에 지난 1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