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진기자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신남방정책이 지난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 결과가 나왔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중국과 대만이 아세안으로 발을 넓히면서 한국의 입지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정부의 신남방정책 실행 4년을 맞아 교역과 인적 교류 등 관련 경제적 성과와 향후 정책개선과제를 분석, 발표했다. 정부는 2017년 7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신남방정책을 선정했으며 이듬해 11월 신남방정책특위 1차 회의에서 2020년 아세안 10개국과 연간 교역 2000억달러(약 230조3000억원), 연간 상호 인적교류 1500만명 달성을 정책목표로 정했다.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10개국과 인도와의 교역·인적교류를 추정한 결과 지난해 아세안 10개국과의 교역규모는 1645억달러가 됐을 것으로 평가했다. 2010~2019년 연평균 증가율을 대입해 지난해 수치를 산출해낸 값이다. 정책 목표 달성률은 82.3%다.
인적교류 측면에서는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가정할 때 1430만명(목표 달성율 95.3%)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경련은 추정했다. 전경련은 2016년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 이후 국내의 동남아 관광수요 증가, 아세안 국가의 K팝 체험 관광수요 증가로 2010~2019년 한-아세안 10개국 인적교류는 연평균 12.7% 늘어 19년 1268만명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신남방정책이 정부 목표치를 하회한 것은 베트남을 제외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5개 국가와의 교역이 201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경련은 풀이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기계류 부품, 전자기기, 철강, 플라스틱 등에 대한 수입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국의 대(對) 인도네시아 수출은 18.2% 줄어들었다.
특히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이후 중국이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대만이 탈(脫) 중국 신남향정책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입지가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아세안 10개국 수입시장에서 국가별 점유율을 보면 한국은 2017년 7.7%에서 지난해 6.9%로 0.8%포인트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은 점유율이 2.4%포인트 상승했다. 2016년부터 신남향정책을 전개한 대만도 이 기간 중 점유율이 0.2%포인트 올랐다. 일본의 점유율은 0.7%포인트 하락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신남방이 미·중 패권전쟁의 격전지로 떠오르며 중국, 일본 등이 전체 아세안 국가를 대상으로 안보·경제외교 역량을 균형 있게 집행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들 국가와 비교하여 아세안 전체 수출 중 베트남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면서 "베트남 이외 아세안 국가로 수출시장이 다변화될 수 있도록 통상당국은 적극적 통상전략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