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與 선거인단 문자 나도 받아…누구를 탓하나'

"김재원이 與 경선 조작 가능하면 우리 당 최강 잠룡"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과 논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이 더불어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에 신청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11일 "선거인단 억지로 늘려보려고 국민들에게 무한 스팸을 보낸 것에 대해 반성해야지, 누구를 탓하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이 민주당 인사들에게 선거인단 참여해달라는 문자를 받고 선거인단에 가입했다고 민주당에서 대변인 논평씩이나 내면서 호들갑인데, 저한테도 '많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최고위원 한 사람에 의해 여러분의 선거 결과가 왜곡되지도 않을 것이지만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민주당이 그냥 스스로의 경선시스템이 허술하다고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최고위원이 다수의 대중을 선동해 민주당 경선을 특정한 방향으로 조작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게 사실이면 그 즉시 김 최고위원이 우리 당 최강의 잠룡"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참여를 공개 독려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 주자들이 국민선거인단에 신청해달라고 앞다투어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기꺼이 한 표 찍어 드리려고 신청 완료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지지 선언하면 몰라도 이재명 후보님에게는 손이 가지 않는다"라며 "현재까지는 TV에 나와 인생곡으로 '여자 대통령'을 한곡조 뽑으신 추미애 후보님께 마음이 간다. 물론 마음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모두 민주당 국민선거인단에 신청해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어 달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의 해당 발언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면 역선택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여당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제1야당의 지도부 구성원이 타당의 당내 경선에 부당하게 개입하며, 자당 지지자들의 집단적 역선택을 선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제1야당인 국민의힘의 정치 수준과 단면을 보여주는 충격적 작태"라며 "부끄러운 줄 아시라"고 했다.

또 그는 "다른 정당의 당내 경선에 개입하고 거짓과 역선택을 유도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에서도 제한하고 있는 위법하고 부당한 행태"라며 "민의를 흩트려 대통령 선거의 민주적 선택과정을 교란하고 상대 당 후보 선발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김 최고위원의 행위를, 민주당은 결코 좌시할 수 없으며 법률적 대응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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