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미인턴기자
지난 20일(현지 시각) 안젤리나 졸리가 수십 마리의 벌과 함께 찍은 화보가 내셔널지오그래픽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사진제공=내셔널지오그래픽]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할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수십 마리의 벌과 함께 찍은 화보가 공개돼 화제다. 벌들이 졸리의 상반신을 기어 다녀도 그는 침착함을 유지하며 포즈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일(현지 시각) 홈페이지에 졸리와 벌이 함께한 화보 사진과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이는 유엔이 제정한 '세계 벌의 날'을 맞아, 생태계에 이로운 영향을 주는 벌 보호를 위해 사람들의 관심을 도모하고자 진행된 프로젝트다.
졸리는 벌을 유인하기 위해 온몸에 '페로몬'을 바르고, 보호복을 입지 않은 상태로 촬영에 임했다. 그는 벌들이 상반신을 기어 다니는 상황에서도 18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한 채 포즈를 취했다. 심지어 벌 한 마리가 자신의 드레스 밑으로 기어들어 가 허벅지 위로 올라갔을 때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아마추어 양봉가인 사진작가 댄 윈터스는 "졸리가 한 번도 움찔한 적이 없었다"며 "마치 그녀가 일생동안 이 일을 해왔던 것 같았고 그것에 매우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졸리는 인터뷰에서 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꽃가루 매개체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환경·농업·식량 문제를 개선하는 데 양봉이 필수적"이라며 양봉 기술을 활용하면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네스코와 프랑스 화장품 회사 겔랑이 협력한 '여성 양봉가 양성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2025년까지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 구역 내에 2,500개의 벌통을 만들어 벌 개체 수를 1억2,500만 마리까지 늘리는 걸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겔랑'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전 세계 25개 생물 보호구역에서 50명의 여성 양봉가 및 기업가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2백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벌은 전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에서 약 70%에 해당하는 농작물의 수분을 담당한다. 이 외에도 벌은 과일, 견과류, 채소뿐만 아니라 의복과 의약품에 사용되는 농작물을 수분시키기도 한다. 또한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한 벌의 서식은 곧 그 지역의 자연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환경 지표종이기도 하다.
그러나 살충제를 비롯한 과도한 화학 제품 사용, 대규모 상업용 단일 재배로 인해 악화되는 토종 서식지 감소 등의 영향으로 10년간 세계적으로 꿀벌의 개체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벌의 수분에 의존하는 농작물 생산에 난관이 예상되면서 벌 건강과 이들의 생태계 보존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황수미 인턴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