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러운 아들', '아빠! 사랑해!' 한강 사망 의대생 아버지, 아들과 나눈 카톡 대화 공개

생전 아들과 나눈 대화 공개한 父
"장례 2일째…입관했다"

한강 사망 대학생 아버지가 공개한 아들과의 대화. 사진=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서울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22) 씨의 아버지가 생전 아들과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정민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는 2일 자신의 블로그에 '아들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손 씨는 "오늘은 장례 이틀째다. 드디어 입관을 했다"며 "한강 물속에서 혼자 외로웠을 아들을 생각하면 괴롭지만 예쁘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제 아들과의 대화를 남기고자 한다. 제가 받고 싶은 이모티콘을 (아들에게) 선물해준 뒤로 아들이 그 이모티콘을 써주면 너무 고마웠다"며 고인과 생전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대화 속 정민 씨는 아버지 손 씨를 부를 때 '아빠! 아빠! 아빠!'라는 말이 담긴 이모티콘을 종종 사용했다. 또 손 씨가 "아들아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다 잘 커줘서"라고 말하자, 정민 씨는 '아빠! 사랑해!!'라는 말이 담긴 이모티콘을 보내며 "저도 고맙고 사랑합니다~"라고 답했다.

사진=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손 씨가 과거 여행 사진을 보내자 정민 씨는 "아빠 감사해요. 나도 가끔 옛날 생각하는데 그래도 추억이 많은 거 같아요. 특히 요즘 여행도 못 가서"라며 "앞으로도 속 안 썩이고 잘 지낼게요"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의대생인 정민 씨를 응원하기 위해 손 씨가 "아들, 본과 들어가니깐 열심히 지내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 넌 자랑스러운 아들이야"라고 말하자, 정민 씨는 '아빠! 사랑해!!'라는 이모티콘으로 답하기도 했다.

사진=아버지 손현 씨 블로그 캡처.

손 씨는 "전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러웠다. 이제 같이 여행은 못 가지만 아내와 다짐했다. 이 집에서 영원히 살면서 아들 방을 똑같이 유지하기로"라며 "이제 정민이 게시판은 이런 용도로 사용하고자 한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언제나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들 키우는 입장에서 남 일 같지 않다. 반드시 사인을 꼭 찾길 바란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들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마음이 아프다. 부디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란다", "끝까지 마음 다잡으시고 진실을 꼭 밝히시기를 응원한다", "무슨 말이 위로가 되겠나. 꼭 모든 사실이 밝혀지고, 아드님 좋은 곳에 가시기를 기도하겠다" 등 애도를 표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 인근 한강에서 구조대원들이 실종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유족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지난 1일 육안으로 감식한 결과, 정민 씨 왼쪽 귀 뒷부분에 손가락 두 마디 크기의 자상이 두 개가 있으나, 이 자상이 직접적 사인은 아니라는 소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귀 뒷부분 상처 외에 뺨 근육 부분의 일부 파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 씨의 사망 원인은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는 약 15일 뒤에야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민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0시30분께부터 이튿날인 새벽까지 친구 A씨와 함께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잠들었다가 실종됐다. 친구 A씨는 25일 오전 4시30분께 잠에서 깨어 홀로 귀가했다. 주변에 정민 씨가 있었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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