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설립 41년만에 완전자본잠식…연간 이자비용만 4000억

해외자산 매각 및 내부 비용절감…해외자원개발 2차 TF, 이르면 이달 권고안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지난해 한국석유공사의 부채가 자산 규모를 넘어서면서 1979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외 차입금 의존도가 83%에 달하면서 이자 비용만 연간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석유공사의 지난해 총부채 규모는 18조6449억원으로 전년 보다 5139억원 늘었다. 반면 자산은 이 기간 18조6618억원에서 17조5040억원으로 1조1578억원 감소했다.

석유공사 부채는 2006년 3조5000억원대였으나 2011년 20조원을 넘어섰다. 2017~2018년에는 17조원대에 머물다가 2019년 18조1000억원으로 늘더니 지난해 결국 부채가 자산 규모를 넘어섰다.

석유공사의 차입금 의존도(이자부담부채/총자산)는 83%에 달했다.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는 14조6685억원으로, 연간 이자 부담은 4000억원이 넘는다.

석유공사가 부채의 늪에 빠진 데는 4조8000억원이 투입된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인수, 1조원 가량이 투입된 이라크 쿠르드 유전-사회간접자본(SOC) 연계 사업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차입에 의존해 무리하게 확장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실패한 탓이다.

이에 더해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유가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두바이유 가격은 연평균 배럴당 42.29달러로, 전년(63.53달러) 대비 33% 하락했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가 과거 배럴당 80∼100달러대 샀던 해외유전 등의 자산가치도 낮아졌다.

석유공사는 해외 자회사 매각 및 내부 비용절감을 통해 개선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초에는 페루 석유회사 사비아페루 지주회사(OIG) 지분 50%를 전량 매각했다. 캐나다 하베스트 유전 등 비우량 자산 매각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인력 구조조정과 임대료 절감을 위해 울산 본사 사옥 재매입도 검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7월 활동을 시작한 '해외자원개발 혁신 2차 태스크포스(TF)'는 이르면 이달 중 석유공사를 비롯한 자원 공기업의 재무상황 및 해외자원사업과 관련한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고안에는 공기업의 구조조정과 기능 개편 방향, 정부 지원 원칙 등이 포괄적으로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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