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기자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현대차그룹의 비상장 건설사 현대엔지니어링이 연내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대어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9일 국내 주요 증권사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국내 주요 대형 증권사는 물론 크레딧스위스(CS)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에도 입찰을 제안했다. 오는 26일까지 제안서를 받은 뒤 다음달 초 주관사단을 확정할 예정이다.
연내, 이르면 3분기에는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연말께 경기 회복이 안정세로 접어들 경우 각종 정책 기조가 바뀌고 증시 방향성이 변하는 등 외부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을 우려해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제안서를 받고 6개월 내 상장하는데 올해 3분기까지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따라 증시가 큰 조정 없이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최대한 연내, 4분기 전에는 마무리지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몸값은 10조원 이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장외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 등에서 전날 현대엔지니어링 비상장 주식은 99만5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발행주식수 759만5341주로 역산하면 시가총액은 7조5574억원에 이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 규모와 장외 주가를 감안하면 주관사 선정 프레젠테이션에서 예상 시가총액 10조원은 충분히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크래프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이 기업가치 수조원 이상을 평가 받으며 올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 2차전지, 게임, 핀테크(금융+기술) 등 신기술 기반 성장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전통 산업에서 간만에 ‘대어’가 등장한 셈이다. 특히 단순히 덩치뿐만 아니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체제 아래 그룹 지배구조 개편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