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는 위험' '비둘기' 파월의 경고(종합)

국제결제은행 행사서 언급
"가상화폐는 지불 수단이 아니라 금의 역할"
"화폐 아니라 자산"
디지탈화폐 도입에도 선그어
"디지털 화폐 추진은 의회 법제화가 선행돼야"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위험성을 환기했다. 그는 가상화폐가 달러를 대체할 수 없다면서 Fed 차원의 디지털화폐 개발에도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22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의 행사에 참석, "가상화폐들은 매우 변동성이 크다. 미국인들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인식해야 한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가상화폐에 대해 "Fed는 가상 자산이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한다"라고 소개했다. 가상화폐의 변동성이 커 가치를 저장하는 화폐의 기본적인 기능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가상화폐는 달러보다는 금에 가깝다"라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Fed도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Fed 내의 기술 연구소가 디지털 화폐를 연구하고 있고 보스턴 연방준비은행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도 디지털화폐를 공동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어떤 결정도 현재 내려지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것을 진행하려면 의회와 정부, 광범위한 대중으로부터 승인받을 필요가 있다"라며 "우리는 아직 이러한 대중적 참여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화폐에 관한 연구도 장점과 문제점을 이해하기 위함이라고 소개했다.

파월 의장은 중앙은행 차원의 디지털화폐가 도입되려면 입법 과정이 먼저라는 견해도 밝혔다. 디지털 화폐에 대해서는 Fed가 아닌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우리는 의회의 지원이 없이는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법률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 이상적이다."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중국이 디지털 화폐에 적극적인 상황임에도 Fed가 앞장서 디지털 화폐 도입에 나설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도 효율이 높은 지불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화폐가 해킹, 돈세탁,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했다. 디지털 화폐가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지 않게 될 가능성도 우려했다. 현 달러 중심의 기축 통화 시스템을 흔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파월 의장은 페이스북 등 민간 기업들이 추진하는 자체 가상화폐에 대해서도 우려하며 이들 역시 향후 금융당국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은행이 관계되지 않은 화폐의 등장을 경계한 것이다. 페이스북은 자체 가상화폐인 디엠을 올해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개별 기업들이 추진 중인 가상화폐도 중앙은행의 통제를 받는 건전한 통화 시스템을 대체할 수 없다"라고 일갈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비트코인 값은 하락세다. 오후 3시30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3% 떨어진 5만6000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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