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다리·날개 구합니다'…부분육 수급난에 치킨집 비상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서울·경기권 날개 구합니다."

코로나19와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닭고기 부분육 공급이 급감하며 전국 치킨집들이 닭다리와 날개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18일 치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부분육 공급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닭고기 날개는 5만4170㎏, 다리는 26만3285㎏ 공급됐다. 하지만 올해 1월 들어 닭고기 날개는 4만886㎏으로 20% 이상 공급이 줄어들었고 다리는 12만5882㎏에 불과해 절반 이상 감소했다.

닭고기 부분육 중 다리와 날개는 치킨으로 납품되고, 가슴은 급식 업체로 주로 납품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급식 운영이 중단되며 닭가슴살은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다. 닭고기 가공 업체 입장에서는 다리와 날개만을 위해 도계를 할 경우 손해가 커지다 보니 부분육 생산을 줄인 것이다. AI가 장기화된 영향도 있다. 부분육에 사용되는 육계의 경우 ‘통닭’으로 납품되는 육계보다 오래 키워야 한다. 최근 AI로 육계 출하가 막힐 것을 우려한 양계 농가가 출하 시기를 앞당겼고 살처분되는 육계가 늘어나며 닭 자체가 부족해졌다.

17일 오후 6시 서울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포에서 닭날개로 구성된 '윙콤보' 메뉴가 모두 품절됐다. (사진=배달의민족 캡처)

닭다리, 날개로 구성된 메뉴들이 연일 조기 품절되며 고객 불만이 높다. 결국 업주들이 전국을 수소문해 닭고기 부분육을 찾아 나섰다. 전국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온라인 카페에는 최근 닭고기 부분육을 구한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가맹점주는 "3일 치를 받았는데 날개 메뉴가 하루 만에 동나서 이틀 동안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날개 판매를 해주실 수 있다면 어디든 찾아 가겠다"고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부분육을 사용하지 않는 메뉴를 할인 판매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여전히 주문은 다리, 날개에 집중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부분육 공급을 늘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구조적 문제로 업계에서 당장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 상황이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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