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급 공사비만 30여억 원…스스로 세상 등진 3남매 父 억울함 풀어달라' 靑청원 게시돼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밀린 공사비를 받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던 50대 가장이 결국 분신을 시도해 숨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3남매 가장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며 호소하는 청원 글이 게시됐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건설업자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3남매 아버지의 분신자살에 대한 억울함 호소'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인은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소재한 모 연립주택 건설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하소연할 곳이 없어 감히 신문고에 노크한다"라며 "현장은 2017년 착공해 2020년 4월 준공된 64세대 연립주택 신축 현장"이라고 알렸다.

그는 "1차분의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한 금액은 30여억 원에 이르고, 2차분에 발생한 미지급 공사비도 33억 원"이라며 "준공 검사가 나면 최우선으로 밀린 공사비를 지급하겠다는 시행, 시공사의 약속과 녹음 파일을 믿고 몇 달을 기다렸지만, 공사를 마치고 일 년 가까이 한 푼도 주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여러 차례 독촉도 해보고, 영세업자들의 어려움도 전달해보고, 절실한 마음으로 사정도 해보았으나, 시행, 시공사 대표는 '배 째라'라는 식의 답변과 흉기 난동을 부리는 등의 태도로 일관했다"라며 "법에 호소도 해 보려 하였으나 적지 않은 수임료, 피해자들의 의견 불일치 등 해결해야 할 문제의 어려움을 직면했다"라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경제적 어려움에 지친 나머지 한 가정의 가장이자, 3남매의 아버지인 폐기물 처리업자 한 분이 본인 사무실에서 분신자살했다"라며 "전국에 이와 비슷한 처지의 영세업자와 근로자가 한 둘이겠느냐. 이와 같은 악순환을 끊을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고용노동부가, 건설교통부가, 검·경찰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 진정 어려움에 직면할 때 내 편은 어디 있느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해당 청원은 11일 오후 5시 40분 기준 총 934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건설업자의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해 50대 가장이 세상을 등졌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미지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앞서 폐기물 처리업자 A(51)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9시경 전주시 덕진구의 한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자신의 몸에 인화물질을 끼얹고 불을 질렀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나흘만인 지난 1일 결국 숨졌다.

A 씨는 불을 지르기 전 지인과의 통화에서 "이미 유서도 다 써놨고 더는 살 수가 없다. 이렇게라도 해야 세상이 억울함을 알아줄 것 같다"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와 함께 공사에 참여한 지역 중소업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해당 건설업체를 상대로 소송과 고소 등 법적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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