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도자기업체' 행남사, 끝내 상장폐지 결정

회계기준 위반, 거래 손실 등 잦은 경영 문제
이의 신청 등 상장폐지 막으려 했지만 역부족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국내 1세대 도자기업체 행남사의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경영 개선을 위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했지만 끝내 반전에 성공하지 못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행남사는 내년 1월 4일부터 12일까지 7일간의 정리매매 기간을 거쳐 같은 달 13일 상장폐지된다. 지난 29일 코스닥시장위원회 회의에서 행남사의 상장폐지를 심의ㆍ의결한 데에 따른 결과다.

1942년 설립된 행남사는 국내 최초의 도자기 생산기업으로 1990년대까지 한국도자기와 함께 전성기를 구가했다. 1953년 국내 최초로 커피잔 세트를 생산하고 1963년 처음으로 도자기를 해외에 수출하는 등 업계 내 '최초' 타이틀을 휩쓸었다. 1993년 9월에는 코스닥시장에도 상장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국내 도자기 수요 자체가 줄고 유럽산 도자기 업체와 중국산 저가 도자기 업체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하락했다. 이에 지난 2015년 인터넷 방송 서비스 업체 더미디어에 회사를 매각했다.

행남사는 경영 개선을 위해 지난 2018년 사나이픽쳐스와 영화사 월광을 인수해 영화 제작 및 배급업에 뛰어들었다. '스튜디오썸머'로 사명까진 바꾼 행남사는 지난해 초 영화 '돈'으로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65%를 이끌기도 했다. 또 김 제조업에도 진출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하지만 매출 감소와 함께 잦은 경영 문제가 발생하면서 행남사는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 미지급금 누락, 매출 과대계상 등 회계처리 기준 위반 문제로 행남사를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거래를 정지시켰다. 이어 8월에는 3개 증권사에서 국내 상장 주식 거래와 연계한 차액 결제거래(CFD) 등을 했다가 주가 하락에 의해 357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서 및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등을 제출하며 상장폐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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