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인턴기자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러시아에서 멸종위기종인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를 밀렵해 내다 팔려다 적발된 남성이 붙잡혔다. 호랑이와 곰의 신체는 중국에서 매우 진귀한 약재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전해졌다.
11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국경수비대는 아무르 호랑이 사체 등을 보관한 혐의로 연해주 북부 테르네이스키 지역 주민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국경수비대는 64세의 남성이 냉동차에 태어난 지 3년 정도 된 아무르 호랑이의 사체와 절단된 곰 머리, 곰 발바닥 7개 등을 보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호랑이 사체는 꽁꽁 얼려져 밧줄로 묶인 상태였다.
호랑이와 곰의 신체는 중국 전통의학에서 매우 진귀한 약재로 여겨진다.
이에 중국과 경계가 맞닿은 지역에서는 곰과 호랑이를 사고파는 거래가 종종 이루어진다. 현지 언론은 국경수비대가 1년에도 몇 차례씩 이런 사례를 적발해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체포된 남성 역시 구매자를 찾으려다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경수비대는 정확한 조사를 위해 아무르 호랑이의 사체를 연구단체인 '아무르 호랑이 센터'에 보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해 가죽 등을 불법으로 보관하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지만, 약재, 가죽 등을 목적으로 한 밀렵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무르주(州) 주도인 블라고베셴스크 동북쪽에 있는 스보보드넨스키 지역에서 아무르 호랑이 1마리가 밀렵꾼 2명에 의해 희생됐다.
죽은 호랑이 '파블리크'는 지난해 5월 구조됐다가 자연으로 다시 돌아간 개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더욱 안타까움을 더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총탄에 맞아 죽은 3~5세의 암컷 호랑이 가죽을 소지한 남성이 현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무분별한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무르 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이 종은 지구상에서 가장 큰 호랑이로 유명세를 탔으며 개체 수는 560~600마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90%에 해당하는 다수의 개체가 러시아 연해주와 하비롭스크주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