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이라니 실망, 정치행보 아냐?' 비판에 이수정 교수가 밝힌 심경

이수정 "성폭력 문제 진영 논리로 해석하는 일부 비판으로 생각"
민주당·故 박원순 일부 지지자들 "정치 행보 아니냐" 비판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미래통합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명단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판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교수가 해당 사건을 필두로 통합당에서 정치적 행보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아예 박 전 시장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억측까지 나오고 있다. 각종 의혹에 이 교수는 '정치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취지로 일축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30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산하에 성폭력 대책 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이 특위는 박 전 시장을 포함해 권력형 성폭력 의혹에 대해 피해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기구"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야당으로서 진실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며 "위원장은 김정재 의원이 맡으며 위원은 11명으로 총 12명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특위 명단에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앞서 한 라디오에 출연해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 "피해자를 피해자로 부르지 않는 상황은 전례가 없다. 왜 그렇게 2차 가해행위를 계속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3일 오전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정이 영결식이 열리는 서울시청에 들어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민주당 일부 당원과 박 전 시장 지지자들은 이 교수가 성폭력 대책 특별위원회 이름을 올린 것을 두고 "왜 통합당이냐, 결국 정치적 행보를 시작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이수정 교수가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의혹을 제기했다.

한 민주당 지지자는 "드디어 적폐 통합당으로 갔구나. 본색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또 다른 지지자들은 "본래 그쪽이었던 건데 드디어 간 게 아닌 듯요", "공부는 잘하지만 현명하지는 못하다", "금배지를 향하여" 등 이 교수가 정치적 목적이 있어 해당 특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각종 억측과 비판에 이 교수는 이날 아시아경제와 통화해서 "정치를 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라면서 "교직을 떠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폭력 문제를 진영 논리로 해석하는 일부의 비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통합당 성폭력 대책 특위에는 이 교수 이외에도 외부 위원으로 김성경 한국여성변호사회 대외협력이사, 정희경 대한변호사협회 다문화 가정 법률위원, 홍지혜 국민권익위원회 법률상담관, 조연빈 한국성폭력위기센터 전문변호사, 여명 서울특별시의회 의원 등이 포함됐다.

김 대변인은 "음지에서 일어난 일들이 피해여성들의 용기로 세상에 드러났지만 이분들은 아직 홀로 남아있다"며 "혼자이지 않도록 특위에서 직접 피해여성들을 찾아가고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 현장형 피해자 중심주의"라고 강조했다.

또 "피해자를 치유하고 성폭력을 근절할 법제 마련까지 하나하나 실천하겠다"며 "서울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요하다. 특위의 목적은 이 고요를 깨겠다는 것이다. 침묵도 방관도 악의 한 편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말이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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