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中, 반체제 인사 여우사냥'

귀국, 자살 강요에 가족 위협
11월 미 대선 개입 가능성 경고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7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를 대상으로 '여우사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우사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정부패 척결운동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시작된 비리공직자 본국 송환 작전이다. 해외로 도피한 부패 공직자와 기업인이 대상이다.

레이 국장은 또 오는 11월3일 예정된 미국 대선에 중국의 선거개입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당국을 경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AFP, 로이터, 가디언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이날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연설에서 중국 정부가 미국에 있는 수백명의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겨냥, 본국 송환 작전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이 국장은 현재 진행중인 여우사냥은 반부패 차원이 아닌 반체제 인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인권 침해를 폭로하려는 반체제 인사가 주요 대상"이라며 "이들 중 미국 시민이나 영주권자들이 다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귀국과 자살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받은 사례도 있고, 가족을 위협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여우사냥과 관련, 중국 공작원들이 미국에서 체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레이 국장은 중국의 미 대선 개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는 "외국에 영향을 행사하는 중국의 악의적인 활동은 우리의 정책, 우리의 위치를 1년 내내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것은 선거에 한정된 위협이 아니라 1년 내내 항상 위협이 되는 것이며 그건 분명히 선거에 영향이 있고 그들은 분명히 선호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정보 당국은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조작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결론 낸 바 있다.

레이 국장은 현재 FBI가 맡고 있는 방첩 사건 5000건의 절반 이상이 중국 관련이라고 했다. 그는 FBI의 중국에 대한 조사가 56개 전 분야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면서 "나라 전체에 걸쳐 중국의 위협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국 국무부는 중국의 티베트 방문 제한에 관여한 중국 관료에 대해 비자를 제한하기로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나는 티베트 지역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과 관련된 정책의 수립이나 집행에 실질적으로 관여하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 관리들에 대한 비자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조치는 미 외교관과 언론인, 관광객이 티베트 지역을 방문하도록 허용할 것을 중국에 압박하는 새로운 미 법률에 따라 중국 관리들에 대해 조처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이 미국 기자, 외교관 및 일반 관광객의 티베트 방문을 제한하자 2018년 티베트 방문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티베트 상호여행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다만 성명에 비자 제한 대상자의 이름 등은 담기지는 않았다.

AP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외교 전쟁에서 새로운 총탄을 발사했다"며 "홍콩과 신장지역,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다툼을 벌여온 미국이 중국 관리를 겨냥한 비자 제한 조치를 내놨다"고 평가했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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