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유학생 '독일보다 투명한 韓 방역시스템, 믿고 왔어요'

유럽발 입국 전수검사 첫 대상자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학생 고우리씨 인터뷰

온도·호흡체크 '무증상' 확인

앱 설치 후 버스로 격리시설 이동

검체검사→음성→자가격리

격리생활시설에서 고씨는 '물 좀 주세요'라는 메시지를 아이라이너로 휴지 위에 적어 문 앞에 둬 생수를 받는 해프닝도 겪었다. 사진=정동훈 기자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동선조차 파악 못 하는 독일보다 한국 방역 시스템이 투명해 돌아왔어요."

독일 유학생 고우리(22)씨는 지난 22일 오후 5시35분(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아시아나 여객기(OZ542)를 타고 오후 12시5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날부터 정부가 유럽발 입국자 전원에 대해 코로나19 검체검사를 진행하면서 그는 첫 유럽발 입국 전수검사 대상자가 됐다.

입국 과정에서부터 격리 조치는 철저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곧장 이마 열 체크용 온도계로 발열 상태를 확인했다. 기내에서 발열ㆍ기침 등 호흡기 증상 유무를 표시한 자가건강상태 체크표도 제출했다. 체온이 37.5도 이하이던 고씨는 방역 당국 마크가 새겨진 목걸이를 건네받았다. 무증상자란 표시다. 유증상자일 경우 발열 체크 과정에서 검역소 격리시설로 이동하게 된다.

대기 중에는 '코로나19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방역 당국 직원들이 2~3번 정도 앱 설치 유무를 점검한다. 그는 "함께 대기하던 사람 중 2~3명은 유증상자로 분류돼 격리되기도 했다"며 "유럽발 입국자들은 공항 이동 통로에 설치된 바리케이드(임시 방벽) 라인을 따라 화장실을 제외한 다른 장소를 방문하지 못하고 버스가 대기 중인 정류장으로 곧장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오후 천안 중앙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한 고우리씨가 방배정을 기다리는 모습. 사진=정동훈 기자

입국자들은 천안ㆍ수원ㆍ인천 등 행선지별 버스에 탑승했다. 45인승 버스에 한 자리씩 띄워 앉아 약 20명이 버스에 올랐다. 1시30분 정도 이동해 오후 4시께 천안 중앙청소년수련원에 도착했다. 고씨는 방을 배정받고 한참을 기다린 후 23일 0시30분께 코로나19 검체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고씨는 독일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2만명을 훌쩍 넘기고 다니던 대학이 휴교되면서 귀국길에 올랐다. 무엇보다 한국이 독일보다 안전하다고 느꼈다. 그는 "독일 현지에서는 마스크 착용자도 적고 '사재기' 등으로 방역 시스템이 많이 붕괴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조차 공개하지 않아 생활하는 것 자체가 불안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반면 한국은 코로나19 상황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의료 체계도 안정됐다고 봤다. 전날(23일) 밤 8시께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은 고씨는 경북 구미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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