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제주 행렬…아파트값도 덩달아 떨어졌다

지난해 제주→서울 10명 순이동
"2009년 이후 처음"
은퇴, 교육 제주살이 주춤하며
서울에서 제주로 전입하는 인구 줄어
지난해 제주 아파트값 3.66% 하락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제주→서울 인구가 서울→제주 인구를 앞질렀다. 은퇴·교육으로 인한 이전수요가 감소한 결과다. 탈(脫)제주 행렬이 이어지며 제주 아파트값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7일 직방이 인용한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 서울로 총 10명이 순이동(전입-전출)했다. 제주에서 서울로 전입한 인구가 서울에서 제주로 전입한 인구보다 많은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10년 이후 은퇴노년층과 국제학교 입학을 위한 강남권 거주자의 제주살이가 하나의 유행이 되며 서울에서 제주로 인구가 순유출되는 모습이 지속됐다. 특히 중국자본의 대거유입으로 제주 내 건설경기가 활성화되고 유관산업도 파생되며 2015년에는 최고 4083명의 순유입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드(THAAD)사태 이후 발효된 한한령, 급격히 상승한 주택가격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중복되며 점차 순유입인구가 감소되고 있는 모습이다. 2015년에는 강남3구에서1059명이 제주로 순유출됐지만 2019년에는 18명 순유출에 그쳤다. 학령기인 10-20세 미만의 제주에서 서울로 순유출은 2015년 대비 3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방은 "서울로의 순유출 증가는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5년 연간 최고 13.78%까지 상승했던 제주 아파트 가격은 2019년 3.66% 하락하며 전국평균을 밑돌았다. 제주 내 집값이 가장 비싼 노형동 아이파크2차의 경우 115㎡(전용면적) 기준 실거래가가 2017년 7월 11억1700만원에서 2019년 8월 8억3000만원으로 하락했다. 84㎡도 2017년 2월 8억원에서 2019년 4월 6억9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직방은 "이 같은 영향에 외지인 투자비율도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2012년 이후 제주 외 거주자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비중이 20%를 상회하기도 했지만 2019년에는 15.7%로 줄었다. 특히 서울의 매입비중이 5.2%에 그치며 외지인 매입비중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구유출과 함께 제주 아파트 시장의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주 관광산업의 부진과 인구유입 감소로 주택수요 확대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목적 중심의 외지인 거래가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강세로 수도권에서 유입된 자금과 수요가 다시 유출되는 있다. 제주 내 아파트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일자리 감소로 생산연령층이 자리잡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산업이 주력인 제주 내에서 중국인 관광객 영향력 감소로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한번 올랐던 주택가격은 여전히 호가를 유지하고 있어 특히 사회초년생들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는 모습이다.

함 랩장은 "제주2공항 건설이슈가 존재하고, 한한령 해제 등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있지만, 아파트보다는 토지시장 중심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으며, 단기간 내 제주아파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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