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兆 동대문 도매시장 혁신하는 스타트업

새벽 도매시장 온라인으로 옮겨
신상마켓 누적거래 1조원 돌파 눈앞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의 '전통'을 바꾸는 혁신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전국의 소매상이 몰려드는 새벽 동대문 시장을 온라인에 고스란히 옮겨놓고 있다. 정보기술(IT)의 힘에 연간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동대문 패션 도매시장의 거래 관행도 변화 중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패션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인 '신상마켓'과 '링크샵스'가 이러한 혁신과 변화를 주도하면서 고속 성장하고 있다. 동대문 시장에서 이른바 '사입삼촌'들이 하는 역할을 플랫폼에 구현한 것이다. 기존에는 전국의 소매업체들이 원하는 제품을 사입삼촌이 대신 동대문 도매시장에서 사다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도매업체들이 입점해 있는 이들 스타트업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에서 클릭 몇 번이면 가게 앞까지 배송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이 서비스의 편리함에 주목한 상인들이 늘면서 동대문 시장의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일례로 신상마켓에 정보를 올리는 도매업체는 2018년 말 9777개에서 지난해 말 1만1505개로 1년 만에 17.6% 증가했다. 상품 수는 같은 기간 49.9% 늘었다. 여기서 상품정보를 보고 주문하는 소매업체도 1년 만에 33.1% 증가했다.

신상마켓 플랫폼을 운영하는 딜리셔스의 김준호 대표는 "신상마켓 서비스 초기인 2014년 말과 비교하면 도매사업자는 4배 이상, 소매사업자는 7배 이상이 신상마켓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며 "동대문을 시스템화해 고객의 사업을 쉽고 편하게 만들고자 하는 철학을 동대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딜리셔스에 따르면 신상마켓의 누적 거래액은 올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초기인 2014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누적거래액 9000억원을 기록했고, 월 거래액이 3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반기 중 누적거래액 1조원 돌파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링크샵스 역시 2015년 첫 선을 보인 이래 매년 주문액 기준으로 2배 이상 성장해 현재 월 평균 주문액이 20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다. 링크샵스가 사입부터 검수ㆍ검품, 재고ㆍ물류관리, 포장ㆍ배송업무까지 일련의 모든 과정을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실시간 재고 관리는 물론 정산 및 회계 업무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링크샵스를 이용하는 소매업체들은 사입, 검수, 배송까지의 수고를 줄일 수 있고 운영 간소화로 소비자들은 더욱 빨리 물건을 받아 볼 수 있게 됐다.

현재 링크샵스는 평균 10년 이상 경력 30여명으로 이뤄진 동대문 최대 규모의 사입팀을 보유하고 있다. 물류 창고와 화물 배송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평일 23시 이전 주문 건에 대해서는 5시간 이내 사입부터 배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서경미 링크샵스 대표는 "동대문 시장의 혁신을 위해 개발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상인들과 함께 성장하고 동시에 소자본 창업을 활성화 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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