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방한 앞두고 중국 언론 '미국 미사일 배치 허용 말아야'

[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4일 한중 간 사드 갈등 이후 처음으로 방한하는 가운데 중국 관영언론이 한국을 향해 미국 미사일 배치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왕 위원이 한국에 오기 전인 3일 밤 거리에 태극기와 성조기가 휘날리는 사진과 함께 "한국은 미국이 미사일을 배치하게끔 허용해서는 안된다"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왕 위원의 한국 방문이 한중 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이후 관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방문의 의미를 두 명의 중국 학자들의 의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전했다.

청샤오허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 겸 판구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현재 한중 관계가 과도기라면서 "두 나라 사이의 얼음은 녹고 있지만 아직 봄은 오지 않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양국 관계에서 사드 배치로 생긴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하며 "양국간 시급한 과제는 사드 배치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양국 관계가 새 문제로 영향받는 것을 막아야 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의 새 문제에 대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기를 원한다고 했던 것을 예로 들고 "이 문제가 한중 관계에 잠재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국이 미사일을 배치하면 한중 관계에 있어 잠재적인 도전 과제가 될 것"이라며 "물론 이미 사드 배치로 인해 고통을 겪은 한국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다룰 것으로 본다. 한국이 미사일 배치에 동의한다면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완전히 망가뜨리고 한국에 견디기 힘든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또 다른 관변학자 리자청 랴오닝대 연구원의 의견도 전했다.

리 연구원은 "왕 위원의 이번 방한은 한중 관계 회복의 신호"라며 "한국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내년 방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를 계기로 사드 문제로 타격을 입은 양국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이 자국 영토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동의할 것 같지 않다"며 "재래식 중거리 미사일은 중국의 전략적 안보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배치 시 중국이 더 강한 반격에 나설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압박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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