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대규모 유동화 러시

오토론 대기업 구매카드 등 자금조달 수단 다변화
삼성카드 올 9000억 유동화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잇따라 자산유동화증권(ABS, ABCP, ABSTB) 발행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 당국이 카드사의 유동성리스크 관리 기준을 신설하면서 카드채에 비해 만기를 장기화할 수 있는 유동화증권으로 자금조달 수단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특히 오토론(자동차 할부금융)과 대기업 구매전용카드 대금 등의 자산이 주요 유동화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오토론을 기초자산으로 4545억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오는 28일 발행한다. 원리금 상환 우선순위에 따라 선순위채권 4155억원어치와 중순위채권 390억원어치로 나눠진다. 삼성카드 고객들이 자동차를 구매하면서 원리금을 분할 납부하기로 한 3만7770건의 오토론 5000억원어치가 유동화증권의 상환 재원이 된다. KB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자금조달의 주관을 맡았고, 국민은행이 최대 100억원 한도로 신용공여를 제공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5월에도 국민은행을 주관사로 오토론을 담보로 3615억원을 조달했다. 당시에는 총 2만8591건의 오토론 4000억원어치가 기초자산으로 사용됐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올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쳐 총 9000억원의 오토론 자산을 유동화해 총 7800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우리카드도 지난 6월 보유하고 있는 오토론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한 뒤 이를 기초자산으로 2720억원어치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우리카드가 오토론 유동화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처음이다.

대기업 구매전용 카드대금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신한카드는 현대제철이 물품 등을 구매하면서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향후에 상환하기로 한 카드대금을 기초자산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4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현대카드도 최근 LG디스플레이이 물품 구매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1550억원어치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구매전용 카드 대금 채권 유동화는 카드사 입장에서는 일종의 매출채권 유동화에 해당한다"면서 "올들어 여러 카드사들이 사모로 대기업 대상 채권을 기초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드사들의 유동화증권 발행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기준 신설을 추진하면서 자금조달 수단과 만기 다양화가 필요해졌다. 자기자본의 6배로 묶여 있는 레버리지 규제도 유동화증권 발행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드사의 수익성 저하로 자금조달 금리를 낮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유동화증권의 경우 현금흐름이 확정된 기초자산들이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용도가 AAA급으로 높고 자금조달 금리가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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