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까지 뚫린 돼지열병…삼겹살 가격, 벌써부터 급등(종합)

파주 이어 연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명
돼지고기 경매가격 하루만에 최대 40% 급등
외식 자영업자들 벌써부터 가격 오를까 전전긍긍

경기 파주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17일 경기 파주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에서 감염된 돼지를 살처분하기 위해 인부들이 땅을 파고 있다./파주=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최신혜 기자] 경기 분당에서 족발집을 운영 중인 주성태(55ㆍ가명)씨는 "배달 주문만 하루 평균 50건 들어오는데 오늘은 10건으로 뚝 떨어졌다"며 "납품업체가 등심 가격을 당장 ㎏당 2000원 올리겠다고 하는데 재료값만 뛰고 매출이 줄어들까 걱정이 태산"이라고 한숨 쉬었다.

100% 치사율 때문에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ASF 확진 판결이 났기 때문이다. 발병 지역이 확대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국산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물량 수급 차질과 가격 급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장 ASF 발생 하루 만에 경매가격이 최대 40% 이상 치솟았다. 18일 축산물품질평가원이 운영하는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17일 전국 14개 주요 축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된 돼지고기 평균 경매가는 ㎏당 5975원으로 전날(4558원)보다 1417원(31.4%) 급등했다. 특히 ASF가 발생한 경기도 파주에서 가까운 수도권 도매시장의 경매가는 6070원을 기록, 가장 높은 가격을 나타났다.

유통업계는 돼지고기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경우 ASF가 전국으로 확산한 이후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올랐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형마트의 경우 비축 물량이 있기 때문에 당분간 소매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구제역 등의 사례를 보면 사태 초반에는 돼지고기 등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또 사전에 비축한 물량이 있기 때문에 가격이 곧바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재고가 부족한 식당 등은 가격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통상 국산 돼지고기는 경매를 통해 판매된 뒤 중간 과정을 거쳐 1~2일 뒤에는 소매업체를 통해 유통된다. 실제 외식 자영업자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구제역 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한 번 올라도 내리는 데 반 년 이상 걸리는데 가게를 어떻게 운영해나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등의 하소연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돼지 곱창집 오픈을 앞두고 있다는 한 자영업자는 "곱창의 경우 국내산을 써야하는데 가게 계약 직전에 ASF 사태가 터졌다"며 "당분간 오픈을 미뤄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서울 중구에서 삼겹살 식당을 운영 중인 진수정(66)씨는 "안 그래도 적은 손님마저 발길이 끊길까 봐 가격도 못 올리는데 돼지고기 가격까지 오르면 감당이 안된다"면서 "테이블 8개 있는 작은 식당인데 결국 메뉴 가격을 손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읍소했다.

관건은 일시이동중지명령 48시간이 끝나는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확진 판정이 더 나오거나, 최악의 경우 경기도 이외의 지역에서 발병하는 경우다. 정부는 17일 ASF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전 6시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출입 차량 등을 대상으로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통상 일시이동중지명령이 내려진 기간에는 전국에 있는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ASF 검사가 이뤄진다"며 "이 기간 추가 확진 판정이 나오고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돼지고기 가격은 폭등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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