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증시 '쥐락펴락'

매매 움직임 따라 지수 희비

지난달 2.3조원 순매도…코스피 -2.46%

채권은 2~8월 7개월 연속 순매수…37.7조원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올들어 외국인 투자가들이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중 3개월간 상승, 5개월간 하락했는데, 이는 대체로 외국인의 매수·매도 움직임과 맞아 떨어졌다. 외국인 매매 움직임에 따라 증시의 희비가 엇갈렸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상장주식 2조343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 수익률은 -2.46%를 기록했다. 한일 경제전쟁, 미·중 관세갈등,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EM)지수 편입조정, R(경기침체)의 공포 우려 등이 증시를 덮친 탓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한 것은 석달 만이다. 외국인의 지난달 주식 보유잔고는 526조5000억원으로 7월보다 3.09%(16조8000억원) 감소했다. 7월에 코스피가 4.94% 하락할 때 외국인은 오히려 2조470억원이나 사들였다가 한 달 만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매수로 지수가 오르거나 외국인 매도로 지수가 떨어지는 현상은 올들어 지속됐다. 지난 8개월 중 6개월간 외국인의 주식 매매동향과 지수수익률 간에 양(+)의 상관관계(두 변량 중 한 쪽이 늘면서 다른 한 쪽도 같이 늘면 양의 상관관계, 다른 쪽은 줄면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외국인은 올들어 지수가 올랐던 3개월간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1월(지수 9.69%)에 3조7340억원, 4월(1.63%)에 2조5750억원, 6월(3.04%)에 2440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대로 지수는 올랐는데 거꾸로 주식을 판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외국인 매도가 지난달처럼 지수를 끌어내린 경우는 세 번 있었다. 지난 3월(-2.28%) 590억원, 5월(-7.73%) 2조9170억원, 지난달(-2.46%) 2조343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에도 지수가 하락한 경우는 지난 2월(-0.36%) 1조6480억원, 7월(-4.94%) 2조470억원 두 번 뿐이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기금 등 기관이나 개인보다는 외국인이 단기에 집중적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대부분 연기금은 장기투자가여서 그만큼 느릴 수밖에 없다"면서 "외국인의 매매 움직임에 따라 증시가 빠르게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은 올들어 한국 상장채권 37조7410억원을 순매수했다. 직전 8개월 중 1월(1조6350억원 순매도)을 빼고 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상장채권을 사들였다. 다만 외국인이 국내 상장채권을 순매수한 7개월 중 3개월(1월, 2월, 7월)은 매수액보다 만기상환액이 더 많아 자금이 순회수됐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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