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불공정 분노' vs '한국당 손길 어른거려' 조국 촛불집회 논란

"유시민, 문제 의식 공감 못하는 게 아닌가" 학생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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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고등학생 신분으로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등재되고 각종 인턴십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학가에서는 이를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종의 정치적 목소리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 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는 학생들 100여 명(집회 측 추산)이 모여 '입시비리 의혹 진상규명 촉구를 위한 고대인의 함성'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진상규명 요구하는 목소리에 응답하라", "진영논리 물러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를 주최한 고려대 총학생회는 집회 시작 전 "이번 집회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공정한 사회를 염원하는 고대인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논란이 돼온 입시 제도의 문제점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한국 대학사회의 구성원 모두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최근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불거진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의식, 집회 참가자들에게 고려대 학생증과 재학·졸업증명서 지참을 요구하기도 했다.

총학생회는 "입시비리에 대한 학교 측의 확실한 해명과 상응한 조치를 기대한다"며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조 후보자 딸에 대한 입학 취소 처분 등 올바른 판단으로 공명정대하게 사건을 처리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집회에서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최근 대학가에서 조 후보자 의혹 진상규명 촉구 촛불집회에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발언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자유발언대에 오른 졸업생 이 모 씨는 "유 이사장이 김어준 방송에 나와 우리의 함성을 정치논리로 매도했다. 그런 것에 휘둘려야겠느냐"며 "무슨 자격으로 정의를 짓밟으려 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29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28일 서울대에 열린 2차 촛불집회를 두고 "자유한국당의 손길이 뒤에서 어른거린다", "물 반, 고기 반이다. 순수하게 집회하러 나온 대학생이 얼마나 많은지, 얼마나 모이나 구경하러 온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많은 지 아무도 알 수 없다"며 집회에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유 이사장은 또 일부 학생들이 마스크를 쓴 것을 두고 "지금 조 후보자와 대통령을 비난한다고 해서 누가 불이익을 주느냐. 왜 얼굴을 가리느냐"고 말했다.

유 이사장 발언에 대해 서울대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도정근 서울대 총학생회장은 CBS 노컷뉴스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의 문제의식에 전혀 공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대학생들이 갖는 문제 의식에 대해 전혀 공감을 못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제2차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한 학생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촛불집회 이유에 대해서는 "학생들은 공정성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학생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3년 전 광화문에서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고 그런 가치가 훼손된다는 느낌을 받아 분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정성의 훼손 같은)그런 부분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지 자꾸 학생들을 비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서울대 학생들은 지난 23일과 28일 연달아 두 차례 촛불집회를 열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부산대 학생 200여명도 28일 집회를 열고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유 이사장은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 거듭해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봉하음악회 조정래 작가와의 대담에서 "조국 후보자를 위선자, 이중인격자, 피의자라고 하는 것은 다 헛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7일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한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 후보자 비판에 대해서는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합한지 판단하려면 팩트가 있어야 하고, 이를 근거로 한 합리적 추론과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언론과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과 조 후보자 측의 팩트가 서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론을 내기에 충분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혹 확인 과정에서 온갖 억측과 짐작, 추측, 희망사항이 결합되고 있다"면서 "'조국 편드는 놈들은 다 똑같은 놈들이고 진영논리'라고 하는 건 횡포이자 반지성주의,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1일 오후 2시께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를 둘러싼 여야 협의에 대해 "오늘 늦게라도 인사청문회 개최 소식이 들려오길 고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소명할 기회를 기다려왔는데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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