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난 금융위 추경 예산…'열리지 않은 정무위 때문'

산은·기은 1600억 출자계획→800억 삭감
정무위, 상임위 가운데 유일하게 추경 심사 착수조차 못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올해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금융위원회 소관 예산이 반 토막이 났다.

5일 국회에 따르면 금융위 관련 올해 추경 예산은 822억3500만원이 통과됐다. 애초 정부가 제출한 금융위 추경 예산안은 1622억35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절반가량이 삭감된 것이다.

금융위는 이번 추경을 통해 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에 1600억원을 출자하는 예산은 편성했다.

중소ㆍ중견기업의 환경ㆍ안전분야 시설투자 지원을 위해 600억원(산은과 기은 각각 300억원)과 중소ㆍ중견기업의 산업생태계 역동성 제고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1000억원(산은 750억원, 기은 250억원)을 각각 출자하는 내용이다. 관련 출자 계획은 산은과 기은이 2021년까지 산업구도 고도화에 10조원, 환경ㆍ안전투자에 5조원을 시중에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예상손실 보전용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관련 예산은 대거 삭감됐다. 환경ㆍ안전투자 지원을 출자금은 300억원(산은과 기은 각각 150억원)으로, 산업구조 고도화 지원을 위한 출자금은 500억원(산은 350억원, 기은 150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국회에서는 예산 삭감의 큰 원인으로 금융위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가 예산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무위는 지난 3월 손혜원 무소속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자료 공개 문제를 놓고 파행한 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의사 일정 거부로 법안심사는 물론 예산심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해 추경 국회심사에서도 국회 상임위 가운데 유일하게 정무위만 예산 심사에 착수하지 못했다. 더욱이 추경 심사 막판 야당이 예산 삭감을 요구하면서 금융위 관련 예산이 희생양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무위 핵심관계자는 "(소관 부처 사정을 잘 아는) 정무위가 예산을 심사했다면 삭감폭이 크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무위가 정상적으로 예산 심의를 거쳐 여야 합의 예산을 예결위에 보냈다면, 예결위도 이를 존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과 기은은 추경 예산이 대거 삭감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 집행은 물론, 일본의 수출규제 등으로 피해를 입게 된 국내 기업과 부품ㆍ소재 산업 육성을 위해서도 정책자금을 쏟기로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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