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장 교체 놓고 내홍…또 흔들린 나경원 리더십

예결위원장·국토위원장 교체 놓고 격돌
나경원, 예결위원장 경선 방침…황영철 '반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자유한국당에서 상임위원장 자리 교체를 둘러싼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직을 유지하려는 의원과 위원장을 교체하자는 의원들이 충돌하면서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나경원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제때 교통정리를 하지 못 해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현재 상임위원장 자리 싸움이 치열한 곳은 국토교통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다. 당 내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임위원장을 선출할 당시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경선이 너무 많은 것도 보기 좋지 않다며 경선 대신 1년씩 자리를 나눠갖자고 제안해 합의를 했다"며 "이에 박순자 국토위원장과 김재원 의원이 반기를 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지난해 7월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통해 국토위와 예결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얻었다. 이 중 법사위와 환노위는 2년 임기를 놓고 경선을 거쳤고 남은 상임위는 3선 의원들이 1년씩 나눠 맡기로 약속했다. 당초 합의대로라면 이번달에 상임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

하지만 국토위원장 자리는 박순자 현 위원장이 처리해야 할 법안이 쌓여있다며 자리를 올해까지 내줄 수 없다고 주장, 차기 위원장직을 약속받은 홍문표 의원이 격하게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박 위원장측은 법안이 산적하다는 것을 이유로 대고 있으나 속내는 홍 의원이 19대 국회에서도 상임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내줄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원장은 안상수 전 위원장이 5개월을 보내고 남은 임기를 황영철 위원장이 넘겨 받기로 했다. 황 의원이 지난 3월 본회의에서 선출돼 임기를 시작하면서 교체과정도 순탄했다. 그러나 국회법상 5월 말 예결위원장과 위원 임기가 종료되는 법적 공백을 틈타 김재원 의원이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 혼전 양상을 띠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5일 선출을 못박고 2일 후보자 등록 공고를 내면서 예결위원장은 경선을 통해 선출될 예정이다. 이에 6월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자연 재선출될 것이라 확신한 황 의원측은 "공당에서 합의를 깬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황 의원은 3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부당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후반기 원구성 때 원칙에 의해 의원 간 조율과 의총을 통해 추인된 사안인데 원내지도부가 이를 뒤집는 결정을 한 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반면 당초 경선을 요구했던 김 의원측은 황 의원이 당헌당규에 따른 올바른 절차가 경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합의는 합의에 참여한 분들끼리 한 것이고 저는 당시에 합의의 대상이 아녔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든 상임위원장 후보 등록을 할 수 있고 후보등록을 하면 경선을 하도록 돼있다. 지금 후보등록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선에 참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위원회와 산자위원장은 5일 예결위원장을 선출할 때 함께 교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들 역시 교체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 이 과정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서로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상태"라며 "앞으론 무조건 경선을 치르던지, 원내대표가 보증을 해줘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일을 겪으며 당 내에선 갈등을 커진 것은 결국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가 조율은 커녕 양측 의원들에게 서로 다른 늬앙스로 얘기하면서 혼란을 키운 측면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결국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사태를 방치한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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