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분식회계 증거인멸'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구속…'사안이 중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부장판사는 4일 오전 10시30분부터 증거인멸교사 등의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안모씨와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 이모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고 5일 새벽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명 판사는 "범죄혐의가 상당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며 피의자의 지위와 현재까지의 수사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발부 이유를 밝혔다.

반면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했다. 명 판사는 "범행에서 피의자의 가담 경위와 역할, 관여 정도, 관련 증거 수집된 점, 주거 및 가족관계 등에 비추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안 부사장은 지난해 5월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모여 삼성바이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의 회계자료, 내부 보고서 등을 은폐 및 조작하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한 삼성 고위 임원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조치사전통지서(위반 사실과 예정된 조치 내용 등을 안내하는 절차)를 받은 후 검찰 수사에 대비하는 회의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이 회의에 참석하고 증거인멸 과정 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고 받았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두 사람은 모두 삼성그룹 내 계열사 경영 현안을 총괄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이다.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및 증거인멸 작업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는 회사의 공용서버 등을 공장 마룻바닥에 숨기고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JY'(이재용 부회장), '합병', '지분매입', '미전실' 등 단어를 검색해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구속 갈림길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받았다. 이로써 이번 삼바 분식회계 의혹 수사와 관련해 구속된 삼성전자 임직원은 3명이 됐다. 앞서 같은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김모씨와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 박모씨는 지난달 25일 구속됐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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