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학같은 美 구글 본사…'공간 편안해야 업무효율·삶의 질도 UP'

고층건물X…대학 캠퍼스처럼 넓고 자유로운 분위기
내부에선 자전거로 이동…자유롭게 세워두면 다른 이들이 이용
직급 상관없이 매주 공개 토론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캠퍼스

[마운틴뷰(미국)=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효율,생산성도 좋지만 업무 외에도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구글의 공간을 총괄하는 메리 데빗지 구글 본사 캠퍼스 디자인 총괄 디렉터의 설명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만난 데빗지 디렉터의 표정은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그는 "구글의 공간을 디자인하는 세가지 기본은 혁신, 공동체, 자연"이라며 "새 기술은 우리의 삶을 바꾸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공간도 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대한 대학 캠퍼스 같이 꾸려진 구글 본사는 출입구에서부터 양 옆에 커다란 나무들이 늘어선 길을 한참 들어가야 본 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서로 10~20분간 거리로 떨어져 있는 건물도 부지기수다. 국내 IT 기업들처럼 최첨단 디자인의 고층 건물은 없다. 대학 캠퍼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구글 캠퍼스에 내부 이동용 자전거가 놓여있다.

떄문에 캠퍼스 내부에선 보통 자전거로 이동하는 경우가 잦다. 구글의 로고처럼 파랑, 빨강, 노랑, 초록색이 덧입혀진 구글 자전거는 캠퍼스 곳곳에 1000대가 배치돼 있다. 이용 절차는 따로 없다.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한 뒤 세워두면 누군가가 그걸 다시 타고 이동하는 식이다. 세계 최대 IT 기업답게 구글맵 상에서 자전거의 위치를 파악하고 수요를 예측해 배치할 법도 하지만 단순하게 완전히 방치한다. 혁신에 앞선 자유로움을 추구하기 위해서다. 데빗지 디렉터의 자연을 중시하는 의도도 담겨있다. 그는 "근무 중 자연을 5분만 접하기만 해도 업무 생산성과 효율이 오른다는 연구도 있다"며 "넓게 퍼진 캠퍼스를 거닐며 많은 이들이 정서적 안정감을 찾고 영감을 떠올릴 수 있는 활력을 얻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본 캠퍼스 동쪽에 짓고 있는 신사옥에도 이 같은 철학을 담았다. 조감도 상에서 테라스는 바다와 맞닿아있고 천장은 드문드문 뚫려있다. 데빗지 디렉터는 "문득 고개를 들면 하늘이 보이고, 옆을 바라보면 바다가 나올 수 있도록 꾸밀 계획"이라며 "각 팀들도 얼마든지 팀을 재구성하고 협업할 수 있는 반면 완벽한 방음으로 혼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드는 등 자연과 공동체를 중심으로 혁신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 있는 '찰리스카페' 건물. 이곳에선 매주 목요일 1시간30분씩 직급을 막론한 공개 의견 발표가 이어진다.

한편 캠퍼스 중앙으로 진입하자 '찰리스카페'라는 공간이 나왔다. 일종의 강연장인 이곳에선 20년째 매주 목요일마다 1시간30분 간 'TGIF' 행사가 열린다. 직급을 가리지 않고 구글인들이 자신에 생각하는 바를 털어놓고 공유하는 자리다. 카일 유잉 구글 인재 채용 및 관리 프로그램 총괄은 "지난 여름에는 인턴직원도 최초로 자리에 올라 구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암 오진율을 22% 정도 낮춘 성과를 발표했다"며 "또한 인턴으로 구글에 입사해 이제는 부사장이 된 벤 스미스, 젠 피츠패트릭도 최근 이 자리에 나타나 다양한 의견을 공유했다"고 했다.

데빗지 디렉터는 수시로 설문조사와 상담, 외부 조사 등을 통해 직원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공간 디자인에 끊임없이 반영하고 있다. 데빗지 디렉터는 "구글은 언제나 어디서나 '구글러'들이 편안하게 최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사람들의 혁신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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