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페이스를 가다]'메이커' 걸음마 떼고 창업 도약대 마련

혁신적인 창작과 창업활동을 돕는 '메이커스페이스' 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메이커스페이스는 국민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능 창작활동공간(일반형)과 전문메이커 대상으로 지역 내 일반랩과 창업지원 인프라를 연계하는 거점공간(전문형)으로 조성되고 있다. 정부는 '제조업 부흥 추진'을 위해 2022년까지 전국에 350여개의 메이커스페이스를 가동할 예정이다. 아시아경제가 혁신성장과 혁신창업의 현장을 찾아간다.

[메이커스페이스를 가다]<3> 대구 전문랩 '크리에이티브팩토리'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3층 디지털카페에서 3D프린터로 플라스틱 항아리를 만들고 있는 모습. 학생과 일반인 누구나 교육, 장비를 미리 예약하고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면 이용할 수 있다.

[대구=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난 5일 오후 대구 동구에 위치한 크리에이티브 팩토리 3층 디지털카페. 여러 대의 3D프린터가 작동하면서 플라스틱 필라멘트(PLA)를 출력해 겹겹이 쌓은 제품을 만들고 있었다. 고글을 착용한 한 직원은 3D프린터로 만든 항아리의 매무새를 다듬고 있었다. 지역 축제에서 메이커 운동을 홍보하기 위해 3D프린터로 제작하고 있는 항아리와 맷돌, 탕약기 등이었다.

이동호 크리에이티브팩토리 선임연구원은 "엔지니어 출신 상주인원들이 직접 장비를 활용해 제품을 만들고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한다"며 "장비들을 직접 들고 사람이 많은 도심에서 체험행사를 열어 메이커 운동에 대해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티브 팩토리는 중기부가 지정한 메이커스페이스 중 대구에 위치한 유일한 전문랩이다. 전문랩은 시제품 제작ㆍ양산까지 지원하고 기존 창업지원기관들과 협업해 사업화까지 지원할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크리에이티브팩토리는 2018년 1월 개관했으며 경북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3D프린터와 회로프린터, 레이저커터, 스캔커터, 비닐커터, 3D펜 등 총 25억원 규모의 장비가 구비돼 있다. 학생과 일반인 누구나 교육, 장비를 미리 예약하고 원하는 시간에 방문하면 이용할 수 있다. 평일은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도 오후 5시까지 운영된다. 매월 1000명 이상이 크리에이티브 팩토리를 찾아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한다.

1층 '프로덕션존'에는 시제품 제작까지 가능한 산업용 3D프린터와 사출성형기기 등이 고가의 장비들이 갖춰져 있다. 제조 기반 스타트업이나 일반 중소기업들도 이 곳을 찾아 시제품을 제작한다. 이동호 선임연구원은 "맞춤형 의료보조기, 자동차 부품, 휴대폰 케이스 등 시판 전 원하는 제품을 소량으로 만들어볼 수 있어 공단에 있는 기업들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팩토리 1층 '프로덕션존'에서 산업용 3D프린터와 사출 성형기기 등을 활용해서 제작한 시제품들

크리에이티브팩토리는 메이커 운동을 알리고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일반 시민들에게 메이커 운동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행사 '인사이트 나이트'도 월 2회 운영한다. 시민들에게 3D프린터로 무드등을 만드는 경험을 제공해 메이커가 무엇인지 알리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동호 연구원은 "메이커스페이스의 장비는 예산만 있으면 구축할 수 있지만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나뉜다"고 말했다.

국내 메이커 운동은 해외와 비교해 발전 속도가 더딘 편이다. 해외에서 멤버십 형태로 운영되는 펩랩이나 테크숍 같은 공간들이 부족한 만큼 정부가 지원해 전국으로 메이커 문화를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팩토리는 스타트업 보육과 별도로 더 많은 '메이커'들을 만들기 위해 입문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부터 다양한 메이커 커뮤니티들의 활동들을 지원한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메이커 커뮤니티 14곳을 발굴해 제작공간과 활동비를 제공한다. 드론이나 로봇, 액세서리, 보드게임, 가죽소품 등을 제작하는 커뮤니티들이 활동 중이다.

메이커 운동을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공유'의 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크리에이티브팩토리는 창조경제혁신센터 등과 함께 공모전이나 전시회 등을 개최하고 멘토링ㆍ제작 지원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일용 책임연구원은 "자신이 만든 창작물을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아 아이디어를 개선시키는 선순환을 이끌어내야만 창업과 메이커운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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