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伊유니크레딧, 獨코메르츠방크와 합병 노린다'

"獨도이체-코메르츠방크 협상 실패 기다리며 자금 준비"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독일 대형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간의 합병이 논의 중인 가운데,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유니크레딧(UniCredit)이 경쟁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 간 협상이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유니크레딧이 수십억달러 규모 입찰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독일 1, 2위 은행인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는 지난달 중순부터 합병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나 협상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일자리가 최대 3만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노조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자 유니크레딧은 틈새를 노리기 시작했다. 독일 정부가 주도한 대형 은행합병을 이탈리아 은행이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만, 진행 중인 논의가 무산될 경우 즉각 조치는 취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유니크레딧의 계획은 주식시장 가치가 90억유로에 이르는 코메르츠방크의 지분을 갖고, 이미 소유하고 있는 독일계 대출기관과 합병한다는 계획이다. 유니크레딧의 본사는 이탈리아에 있지만, 코메르츠방크는 독일 은행인 것을 감안해 자회사 하이포은행(HypoVereinsbank·HVB)과 합병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합병된 은행은 독일에 본사를 유지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유니크레딧의 합병 계획은 독일에게도 의미가 있다"며 "이 조합으로 합병을 하더라도 여전히 독일의 국가 챔피언 은행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소식에 코메르츠방크 주가는 시장 외 거래에서 5%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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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레딧은 예전부터 코메르츠방크와의 합병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나 독일 정부의 반대 때문에 합병을 실제로 제안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양사 합병이 진행되려면 독일 정부의 승인이 필요한데, 해외 은행과 합병을 승인할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독일 대형은행들의 실적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독일 정부도 대형은행들의 합병에 적극적인 만큼 상황은 바뀌었다는게 유니크레딧의 설명이다. 대형은행 합병을 현 상황까지 추진한 상황에서 협상에 실패한다면 해외은행의 제안도 독일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 유니크레딧의 주장이다.

또 유니크레딧이 코메르츠와 합병시키려는 HVB는 코메르츠방크와 사업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HVB는 447개 지점을 갖고 있고, 독일 남부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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