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27일 슈퍼주총…조용한 주총 속 '배당금 파티'

진옥동 신한은행장·지성규 KEB하나은행장 신규 선임 안건 무난한 통과 예상
KB금융 노조 사외이사 추천 자진 철회…노동이사제 내년 기약
은행 지난해 40조원 이자수익…4대 금융지주 2조5000억원 배당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권의 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왔다. 회장 연임 등 지배구조, 노동이사제 도입 안건으로 떠들썩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뜨거운 감자는 없다.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와 사외이사진 소폭 변화, 배당 등 매년 올라오는 안건에만 집중된 조용한 주총이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금융주 주가 부진에 따라 주주들의 기업가치 제고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2일 하나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7일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이 주총을 개최한다. 연초 출범한 우리금융지주 주총은 열리지 않는다.

올해 금융지주와 은행 주총의 주요 안건은 일부 은행장을 비롯한 계열사 CEO 교체다. 신한은행이 진옥동 행장, KEB하나은행이 지성규 행장 신규 선임 안건을 의결하면 두 행장은 다음달 공식 취임해 임기를 시작한다. 주총에서 무난한 안건 통과가 예상된다. 지난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 등 지배구조 문제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며 금융권 주총에 이목이 쏠렸던 것에 견주면 올해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사외이사진도 소폭 교체에 그쳐 별탈 없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4대 금융지주와 은행 사외이사는 총 44명으로 이 중 절반 이상인 27명의 임기가 만료되지만 대부분 재선임됐다. 이번에 교체되는 사외이사들은 4명 뿐이다.

신한지주는 이윤재 전 대통령 경제비서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티지 대표 등 4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추천한다. 사외이사 수는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늘어난다. 하나금융은 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았던 이정원 전 신한은행 부행장을 새로 선임하며 사외이사 수를 7명에서 8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KB금융은 김경호 홍익대 교수 1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지난해 금융권 주총을 달궜던 노동이사제 논의도 올해는 물건너갔다. 2년 연속 사외이사를 추천, 주총 안건으로 올렸던 KB금융 노조는 올해 사외이사 추천을 자진 철회했다. 당초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의 백승헌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추천하려고 했지만, 검증 과정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져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기업은행도 노조가 박창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로 했지만 지난달말 이사회가 추천 권한이 없는 노조 추천을 거부하면서 수포로 돌아갔다.

배당 안건은 이번 주총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국내 은행이 연간 40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자수익을 거두면서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2조5208억원의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최근 금융주 주가 부진에도 높은 배당금으로 주주들의 반발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배당성향은 하나금융이 25.5%, KB금융이 24.8%, 신한지주가 23.9%, 우리금융이 21.5%다. 대부분 배당성향을 늘렸지만 우리은행은 비은행 부문 인수ㆍ합병(M&A)을 위해 주주 환원을 줄이는 대신 M&A 실탄을 좀 더 확보,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쪽을 선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금융권 주총 이슈는 매해 올라오는 안건들로 채워져 별다른 잡음 없이 조용히 넘어갈 것"이라며 "다만 올해 업황 전망이 밝지 않고, 금융주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향후 사업 전략 및 기업가치 제고 방향 등에 대한 CEO들의 밑그림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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