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 피습당한 폴란드 시장, 결국 사망…'증오범죄' 규탄나선 시민들

14일(현지시간) 폴란드 그단스크시에서 시민들이 파벨 아다모비치 시장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자선행사 도중 괴한의 흉기에 찔린 폴란드의 그단스크시(市) 시장이 14일(현지시간) 숨졌다. 이번 피습사건은 TV로도 생중계돼 더욱 충격을 안기고 있다. 폴란드 내 팽배한 혐오분위기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폴란드 시민들의 침묵시위도 이어지고 있다.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그단스크 현직 시장인 파벨 아다모비치(53) 시장은 전날 밤 열린 자선 모금행사 폐막공연에서 무대에 뛰어든 한 남성에게 피습당했다. 흉기에 가슴 인근을 수차례 찔린 아다모비츠 시장은 즉각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이날 새벽 5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그단스크 병원측은 "심장에 심한 상처를 입고 횡경막과 내부 장기가 손상됐다"고 전했다.용의자는 은행강도 전과를 가진 27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바로 붙잡혔다. 자신을 '스테판'이라고 밝힌 그는 아다모비치 시장의 전 소속정당인 '시민 연단'의 집권 시절 자신이 억울하게 투옥됐다고 주장하며 "그래서 내가 아다모비치를 죽였다"고 소리쳤다.

14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서 시민들이 파벨 아다모비치 폴란드 그단스크 시장의 피습사건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파벨 아다모비치 폴란드 그단스크 시장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번 피습사건은 일종의 증오·혐오범죄가 배경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른다. 자선 모금행사를 주최한 자선단체 관계자는 폴란드 현 여당인 우파 '법과 정의당(PiS)'의 통치하에 팽배한 혐오 분위기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6선째 재임중인 아다모비치 시장은 Pis의 반대파로 성적소수자, 난민, 유대인 등 소수세력에 대한 관용과 그들의 권리를 옹호해온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다. NYT는 "집권당이 반이민정책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는 나라에서 이민자의 권리를 주장해온 인물"이라며 "이번 피습사건은 정치적으로 분열되고 있는 국가를 망연자실하게 했다. 수많은 폴란드인들이 피습과 혐오·증오 발언을 규탄하기 위해 이날 저녁 집회에 참여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피습사건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폴란드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정치적 견해에 있어 아다모비츠 시장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무조건적으로 함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단스크 부시장인 알렉산드라 스코룹카 카즈마렉은 "이 같은 폭력을 확대해서는 안된다"며 "제발 이 비극을 정치적, 이념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다모비치가 피습당한 자선행사는 당시 현지 TVN 방송을 통해 생중계 중이었다.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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