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여담] 호이포이 캡슐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호이포이 캡슐' 일본 만화작가 도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에서 여자 주인공 부르마가 가지고 다니는 신기한 물건이다. 조그마한 상자에 넣어둔 캡슐을 꺼내서 던지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실제 타고다닐 수 있는 자동차, 잠잘 수 있는 집 등이 나타난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 후에는 다시 호이포이 캡슐에 담아 주머니에 넣을 수 있다. 자동차나 집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극강의 휴대성을 보여주는 만화적 상상력인 셈이다.뜬금없이 드래곤볼의 호이포이 캡슐이 떠오른 이유는 폴더블폰 때문이었다. 삼성전자가 내년 상반기 중 내놓겠다고 한 폴더블폰, 가칭 갤러시F는 펼쳤을 때 7.3인치, 접었을 때 4.6인치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폴더블폰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 출시된 신규 휴대전화는 혁신성이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에게 감흥을 주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혁신으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폴더블폰의 성공 여부와 관련해 망상을 거듭하다 든 생각이 한 번 접는게 가능하면 두 번, 세 번 접는 것은 더 쉽지 않을까, 그렇다면 휴대전화를 주머니 속에 더 편하게, 거부감 없이 넣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였다. 주머니 속에 넣어뒀다가 꺼냈을 때 크기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이포이 캡슐이 떠오른 것이다.바지 주머니에 뭔가 불룩하게 들어가 있는 것이 거북했다. 지갑을 주머니에 넣지 않고 책상 위에 올려놨다가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그래서 때로는 오직 지갑 하나만 넣은 텅 빈 백팩을 메고 다니기도 했다. 바지 주머니가 불록한 것보다 등짝에 가방 하나를 달고 다니는 것이 더 편했던 것이다. 휴대전화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면이 커질수록 시원시원해서 좋았지만 늘 좀 더 편하게 갖고 다닐 수 없을까가 고민이었다. 큰 화면에 대한 욕심 때문에 휴대의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접을 수 있다면 큰 화면과 휴대성에 대한 욕심 모두를 채울 수도 있을 것이다. 한 번 접는 것이 시시해 보일지 몰라도 두 번, 세 번 계속 접을 수 있다면 드래곤볼의 호이포이 캡슐까지는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커다란 디스플레이 패널 하나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게 될 수 있지 않을까.박병희 기자 nut@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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