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도 TV 생산라인 철수 놓고 '저울질'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삼성전자가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TV 생산라인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일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현지 언론이 "삼성전자가 첸나이 TV 생산라인을 점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이 공장에선 인도 외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서남아 시장용 생활가전 제품과 TV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 2010년에 생활가전 라인을 확대해 중동, 아프리카까지 확대했다. 이처럼 서남아, 중동, 아프리카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던 첸나이 공장에서 TV 생산라인 철수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인도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제조업 강화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만들자)'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인도 정부는 지난 2월 전자제품과 관련 부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특히 자국 LCD 디스플레이 사업 확대를 위해 반제품 형태로 들여오는 '오픈셀' 디스플레이에도 관세를 부과하고나선 것이 결정적이다. 인도 정부는 당초 오픈셀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자국 TV 업체까지 반발하고 나서며 이를 5%로 낮췄다. 현재 전 세계에서 오픈셀까지 관세를 부과하는 나라는 중국과 인도가 유일하다. 때문에 인도에서 생산할 경우 제조단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삼성전자는 인도 TV 시장에서 지난 8년 동안 1위를 지키고 있다. 전체 TV 시장 점유율은 약 30%, 프리미엄 TV 시장에선 47%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샤오미, TCL, 스카이워스 등 중국 후발업체들이 인도 시장에 진출하며 가격 경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특히 샤오미 TV는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판매된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인도 TV 가격을 20~30% 가까이 내리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당초 첸나이 공장서 생산된 TV를 서남아, 중동, 아프리카 지역까지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인도 정부가 완제품에 이어 전자부품까지 고율의 관세를 매기며 제조 여건이 나빠진 상황"이라며 "TV의 경우 이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굳이 인도에서 수출 물량까지 만들 필요는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이미 삼성전자는 베트남 TV 공장 생산량을 늘려 놓은 상황인 만큼 첸나이 공장의 TV 생산량을 줄일 경우 베트남에서 인도를 제외한 서남아 지역은 물론 중동, 아프리카 지역 물량까지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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