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바꾼 대한민국 패션…속옷도 '체인지'(종합)

가마솥 더위 식혀줄 라피아햇, 샌들, 썸머백 등 패션 잡화 인기여성 속옷은 조이지 않는 노와이어, 무봉제 선호

서울 한 낮 최고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며 사상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온도계가 지열까지 더해져 40도를 훌쩍 넘기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직장인 이모(37·남)씨는 반팔티에 반바지나 아이스팬츠를 입고 출근한다. 햇볕이 너무 뜨거운 날엔 모자도 쓴다. 이씨는 "너무 덥고 뜨거워 올해 처음으로 햇빛을 가려줄 모자를 사서 쓰고 다닌다"며 "셔츠도 입기 너무 더워 포켓이 있는 반팔티로 비즈니스 캐주얼룩을 연출한다"고 말했다.#최근 직장인 홍모(32·여)씨는 폭염에 땀띠까지 나자 속옷을 바꿨다. 답답하고 가슴을 쬐는 듯한 와이어 브래지어 대신 간편하게 하나만 걸칠 수 있는 '브라톱'을 구매했다. 홍씨는 "재질도 시원해 더운 여름을 나기 한결 수월해졌다"고 만족해했다.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패션이 바뀌고 있다. 강한 직사광선에 선글라스를 쓰는 인구가 늘었고 모자나 양산 수요도 급증했다. 속옷도 바뀌었다. 여성들은 와이어가 없고 가슴을 조이지 않는 간편한 속옷으로 대체재를 찾는 모양새다.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전문점 웰메이드의 패션잡화 및 슈즈 상품의 7월 한 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 신장했다. 특히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됐던 지난달 넷째주(23~29일) 주간에는 남성 모자가 전년 동기보다 26%, 여성 모자는 14%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남성용 여름 슈즈 매출은 205% 폭증했다.웰메이드 관계자는 "라피아햇, 샌들, 캔버스백 등의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며 여름 판매를 이끌고 있다"며 "무더위에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가리기 위한 넓은 챙과 통기성이 우수한 지사(종이를 실처럼 가늘게 꼰 섬유) 소재의 제품들이 남녀 구분 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 샌들은 편안하고 유연성이 뛰어난 폴리우레탄(PU) 소재의 샌들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여름 가방 중에서는 가볍고 트렌디한 디자인의 크로스백 또는 숄더백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덥다 못해 뜨거운 날씨 탓에 부피와 무게감을 줄인 가방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백화점에서는 양산 매출이 급증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양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9.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우ㆍ양산 매출이 154.0% 늘었다. 직장인 김모(32·여)씨는 "원래 귀찮아서 양산을 쓰지 않았는데 너무 햇빛이 강해 양산을 처음으로 들고 다니게 됐다"고 말했다.

비비안 '퓨징 브라톱'

속옷 패션도 변화했다. 일반 와이어 브래지어보다 와이어가 없는 무봉제 브래지어의 수요가 높아졌다. 남영비비안은 '비비안'에서 출시한 '퓨징 브라톱'의 올해 4월부터 7월까지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60% 늘었다. 브라톱은 민소매 티셔츠를 입듯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이다. 퓨징 브라톱은 무봉제 접착방식으로 봉제선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 와이어와 훅앤아이가 없어 피부 자극이 덜하며 얇은 티셔츠 안에 입어도 속옷이 드러나지 않아 깔끔한 실루엣을 연출해준다는 장점이 있다.강지영 남영비비안 디자인실 팀장은 "요즘 같이 더운 날에는 얇은 티셔츠 안에 브라톱 하나면 간편한 패션이 완성돼 인기를 끌고 있다"며 "움직임이 많은 야외활동을 할 때 브라톱을 챙겨 입으면 좀 더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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