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국내 상륙하는 지유, 日긴자 매장 가보니…韓업계는 긴장

日서 유니클로보다 저렴한 가격에 돌풍 일으켜…'990엔 청바지'로 인기유니클로 성장 주춤한 사이 가격 무기로 급성장…트렌디도 장점중국·홍콩·대만 이어 韓 진출국내 영캐주얼 업계 매출 떨어질까 '긴장감'

일본 도쿄 긴자대로에 있는 지유 매장 외관(사진=박미주 기자)

[도쿄(일본)=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일본 도쿄의 쇼핑 중심지 긴자 대로에 자리잡은 지유(GU) 매장. 여름 세일 기간이라 빨간 바탕에 파란 글씨고 크게 'SUMMER SALE(여름세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3~4명씩 무리 지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옷을 고르고 있었다. 가격은 밥 한끼 값도 안 됐다. 티셔츠 한 장에 790엔. 우리 돈으로 7900원 정도다. 브랜드 티셔츠치고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한국이나 일본 현지에서 웬만한 한 끼가 8000원이 넘는데 그보다 싼 수준이었다. 블라우스와 바지가 990엔이었고 원피스 같은 점프수트가 1490엔이었다. 세일 기간이라 그런지 더 저렴하게 느껴졌다. 할인이 적용되지 않은 밀짚모자의 정가는 1490엔. 옷 스타일은 기본 아이템이 많은 유니클로보다 조금 더 트렌디했다. 레이스 블라우스, 통이 넓은 바지 등으로 우리나라 동대문 스트리트 패션의 느낌도 났다.

일본 도쿄 긴자대로에 있는 지유 매장 내부 모습(사진=박미주 기자)

일본 현지에서 '990엔 청바지'로 돌풍을 일으킨 지유가 국내에 상륙한다. 오는 9월14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지하 1층에 420평 규모로 문을 연다.유노키 오사무 지유 대표이사 사장은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 고객들의 개점 요구가 많았다"면서 "고객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지유가 한국 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계속 개선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지유는 '나를 새롭게 하는 자유를'을 콘셉트로 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다. 유니클로의 모기업인 패스트 리테일링이 2006년 10월 일본 지바현에 처음 매장을 열었으며 2013년 해외 사업을 시작한 이래 중국, 홍콩, 대만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에 진출한 것.

유노키 오사무 지유 대표이사 사장

유노키 오사무 사장은 "런던과 도쿄에 위치한 연구개발(R&D)센터의 연구에 기반해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들과 매장, 온라인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연계하는 차별화된 쇼핑 서비스로 현재 일본과 해외시장에서 총 393개 매장을 운영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유의 지난해 8월 기준 연 매출은 1991억엔이었다.지유의 국내 첫 매장은 남성, 여성, 키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전개하며 '오버사이즈 코트' '스키니 팬츠' 등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감성을 반영해 특별 디자인한 상품들도 선보인다. 매장 내에 컬러 및 메이크업 등 패션 관련 전문 연수를 받은 '지유 어드바이저'를 상시 배치해 고객에게 맞는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차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유는 다음 달 1일 공식 애플리케이션, 오는 9월1일에는 온라인스토어를 오프라인 매장보다 먼저 열 계획이다.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지유 브랜드 및 상품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며 온라인스토어에서는 상품 구매도 가능하다. 다음 달 24~26일 사흘간 홍익대학교 부근에서 지유 팝업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지유 제품은 일본에서처럼 유니클로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에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세금 등의 이유로 일본에서보다는 다소 비싸질 것으로 보인다.오사코 히로후미 에프알엘코리아 지유한국사업책임자는 "패션 감각이 뛰어난 고객들이 많은 한국은 지유에게도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한국 고객들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한국 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지유 주요 상품을 착용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내 패션 업계는 지유의 공략에 한껏 긴장한 분위기다. 저가의 지유 제품이 들어오면 타깃층이 겹치는 영캐주얼의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우려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 지유 가격이 유니클로보다 30% 정도 낮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서 전략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기획 상품을 내세워 시장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본사에서도 성장이 둔화한 유니클로보다 성장세에 있는 지유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유보다 가격이 높은 영캐주얼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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