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중심가인 잘란 피낭에 위치한 코웨이 쇼룸.
◆렌탈 시장 장악한 코웨이…"시장은 계속 커지는 중"=코웨이는 말레이시아 렌탈시장에서 '코리안 파워'를 보여주고 있는 대표적인 진출 성공 기업으로 통한다. 최기룡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장은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렌탈 시장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주축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신뢰도를 쌓은 성과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민간 소비 증가는 코웨이 시장 확대에 탄력을 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말레이시아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은 성장 속도가 경제률을 크게 추월하고 있다. 최 법인장은 "말레이시아는 수도관이 노후한데 반해 교체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어 끓인 물 외에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방법이 정수기를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고, 이웃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삼림에서 발생하는 헤이즈(Haze)로 공기청정기 사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며 "말레이시아 국민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깨끗한 물을 마시고 좋은 공기를 마셔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초반에 시장에 진출한 코웨이는 소비자들에게 한국식 렌탈 제도가 효율적이라는 점을 심어주는데 성공했다"고 성공비결을 말했다.최기룡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장
2006년 코웨이가 시장에 들어오기 전 말레이시아 국민들은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를 일시불로 구입해 사용하는 방식이 전부인줄 알았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최초로 한국식 렌탈 방식이 소개되면서 말레이시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기를 주기적으로 관리, 점검하는게 더 효과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고 지금은 기기 구입보다 렌탈을 선호하는 방식으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단시간에 이룬 성과는 아니다. 최 법인장은 "말레이시아 진출 초기에는 외국계 회사라는 점 때문에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느꼈을 정도로 경계감이 심했다"며 "하지만 2015년께 말레이시아계 코디(서비스 전문가)를 대폭 확충하면서 판매대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현재 코웨이가 구축하고 있는 코디 네트워크는 후발주자들과 차별성이 명확한 강력한 경쟁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2010년 정수기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할랄(HALAL) 인증을 따내는 등 현지화에 부지런히 나선 것도 신뢰도 확보로 이어졌다.여기에 코웨이의 코디가 말레이시아 주부들의 선호 직업 중 하나로 자리잡아 직원 이탈이 많지 않다는 점은 단단한 코디 네트워크 구축에 도움이 됐다. 시장 진입 초기엔 서비스 인력 네트워크 구축이 어렵다는 점은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동종 렌탈기업이 많아져도 코웨이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 설립 초기인 2007년 1월 코웨이에 입사해 11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디 에밀리 로키아씨는 "가정과 일을 병행하려는 가정주부나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사정을 가진 싱글맘들에게 코디는 인기 직업"이라며 "렌탈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코디가 서비스를 위해 주기적으로 집으로 방문하는 문화를 말레이시아인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코웨이의 빠른 성장으로 코디의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된다는 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코웨이 코디 에밀리 로키아씨가 코웨이 정수기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가구당 구성원이 2~4명인 한국과는 달리 8~10명이 모여사는 대가족이 많아 소형 보다는 규모가 큰 정수기, 공기청정기가 잘 팔리고 있다. 최 법인장은 "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린데 만족하지 않고 말레이시아 문화 특성을 고려한 모델 개발과 마케팅, 그리고 렌탈 아이템의 다양화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1위 기업의 입지를 더 굳건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복합 생활공간 구축으로 부자 소비 흡수하는 마인즈=마인즈그룹에서 부동산개발, 복합 생활공간 구축 사업 등을 맡고 있는 CHHB(Country Heights Holdings Berhad)는 말레이시아의 성공한 화교 기업으로 꼽힌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 차로 15분, 국제공항에서 30분 떨어진 위치에 건설된 '마인즈 리조트 시티'에는 2000에이커 크기의 골프 코스 및 리조트 뿐 아니라 헬스케어 센터, 교육시설, 놀이동산, 복합 쇼핑몰, 전시장, 주거 공간, 오피스 등이 모여 있다. 모두 CHHB의 작품이다.화교기업 마인즈그룹 계열사 CHHB의 로렌스 하 전무(Executive Director)
마인즈 리조트 시티가 있던 곳은 원래 버려진 땅이었다. 하 전무는 "1990년 버려진 광산을 리조트 시티로 개발한다는 것은 당시에 획기적인 생각이었다"며 "당시 말레이시아 토종 기업들은 정부에서 많은 기회를 줬기 때문에 버려진 광산에 손을 대는걸 마다했고 버려진 광산에서 어떠한 사업이라도 해야겠다고 판단한 우리가 뛰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슬람계 기업들에만 우대 정책을 제공하고 굵직한 프로젝트를 맡겼지만, 당시 말레이시아 기업인들은 부동산과 건설업에 관심이 없었다"며 "다양한 분야 밑바닥에서부터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온 화교들이 우리와 비슷하게 부동산개발업에 많이 뛰어들었고, 그 결과 많은 화교 기업들이 지금의 성공 열쇠를 거머쥘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말레이시아에서 화교기업의 성공은 단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말레이시아에서 터를 잡은 화교 1,2세대가 성공을 갈망하며 근성과 노력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그는 "말레이시아에서 부미푸트라 정책이 비(非)말레이계 기업에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고 소비도 늘고 있는데다 아직 개발할 수 있는 분야가 많아 R&D, 생산력, 자본력만 있으면 말레이시아는 사업하기에 꽤 괜찮은 곳"이라고 전했다. 이어 "말레이시아 기업들은 5년을 주기로 기업들이 한번씩 정리되는 과정을 거치는데, 살아남거나 실패하거나 결정되는 기간이 5년 정도 된다는 얘기로, 잘만 버티면 5년 안에 한번 퀀텀점프 할 수 있는 사업적 기회가 생기는 나라"라고 말했다.그는 "마인즈 리조트 시티, 선웨이 시티 등과 같이 말레이시아에서는 기업이 단일 건물이 아닌 복합 시티 구축을 하는 대형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등이 많다"며 "이 또한 수요가 있기 때문인데, 아시아 지역의 많은 은퇴 자산가들이 말레이시아에서 생활, 엔터테인먼트, 의료, 비즈니스 등이 원스톱으로 해결되는 복합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자본력이 약해 협력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는 "최근 2년간 많은 한국 기업들이 접촉해왔고 호텔, 골프&리조트, 오피스빌딩 관련한 사전 조사를 하고 파트너십 관련 논의를 시도했다"며 "하지만 다른 중국 기업들과는 달리 한국 기업들은 자본력이 약해 초기 자본금이 많이 필요한 부동산개발사업에 파트너십을 맺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박선미 기자<ⓒ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