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도보다리 산책서 문재인 속였을 수도”

니혼게이자이신문, 비공식 1대1 회담 단점 지적…“한국, 北의 외교공작에 휘둘리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지난달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출한 산책대화와 관련해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속였을지 모른다고 18일 주장했다.미국ㆍ일본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전문용어로 '테타테트(tete-a-tete)'라는 비공식 1대1 회담에서 통역관의 동석 여부는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통역관이 옆에 있으면 그것이 어떤 비공식적인 대화라도 통역관의 청취를 바탕으로 회담 기록이 만들어진다. 기록은 외교문서로 일정한 무게를 지닌다.하지만 통역관 없는 두 정상만의 대화라면 대화 내용은 정상들의 기억에만 의존하게 된다. 따라서 회담 내용과 관련해 양쪽에 인식차가 생기면 나중에 다툼이 생길 수 있다. 두 사람만의 자리에서는 상대방이 본심을 말하고 있다고 착각하기가 쉽다. 아울러 한 쪽이 거짓말로 상대방을 속이기도 쉽다.니혼게이자이는 미국ㆍ유럽의 정보 당국자들 사이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대화할 때 어떤 기만공작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미국ㆍ일본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미정상회담을 준비 중인 미 중앙정보국(CIA)과 국무부 역시 "문 대통령이 설명한 김 위원장의 발언 모두가 진심을 드러낸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지난 3월 31일∼4월 1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지난 9일 다시 방북해 비핵화 등에 관한 김 위원장의 의도를 파악한 것은 이 때문이다.니혼게이자이는 이후 전개된 상황을 보면 한국 측이 북한의 외교공작에 휘둘리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북한은 이달 16일로 예정됐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한국에 통보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한미연합군사훈련도 이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은 한미연합군사훈련을 강력히 비난하고 미국 측이 요구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반발했다.통역관 배석 없는 두 정상만의 회담에서 상대방에게 속을 경우 잃게 될 국익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궤도를 수정하기가 매우 어려운데다 자국에 대한 동맹국들의 신뢰 실추로 이어질 수도 있다.김 위원장의 산책대화는 북한에 유화적인 문재인 정권의 중재외교뿐 아니라 비공식 1대1 회담의 위험성을 미국ㆍ유럽ㆍ일본의 정보 당국에 재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center><center><div class="slide_frame"><input type="hidden" id="slideIframeId" value="201804262056060535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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