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전쟁통 같았다”…밀양 세종병원 화재, 긴박했던 순간

26일 오전 대형 화재 참사가 일어난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요양병원에서 소방대원들과 경찰들이 사망자를 수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사람들과 소방관이 환자들을 업고 나오는데 마치 전쟁통 같았다” 26일 경남 밀양시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로 오후 2시 기준 37명이 목숨을 잃는 등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경남 밀양시 가곡동 주민 조모(43)씨는 한 매체를 통해 “오전 8시20분쯤 주변이 시끄러워 나와 보니 병원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며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이 같이 전했다. 또 다른 목격자들 역시 한마디로 아비규환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았다. 화재 현장을 목격한 우모(24)씨는 “병원에서 사람들이 살려달라며 손을 흔들었다”면서 “2~3층에 있던 몇 사람은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고 말했다.그런가 하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한 긴박했던 목격담도 전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밀양 세종병원 장례식장에 아빠가 일하셔서 괜찮은지 갔다 왔다”며 “2층 환자분들은 스스로 거동이 가능하셔서 대피했지만 3층엔 중환자실있고 5층도 대피 못하셨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26일 오전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불이나 소방대원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네티즌은 “짙은 연기에 휩싸이고 필사적으로 탈출하고 있다”며 사다리를 이용해 병원 밖으로 구출되는 시민의 모습을 전하기도 했다. 다른 네티즌은 “할머니들이 살려달라고 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오전 7시32분께 병원 1층 응급실에서 최초 발생했다. 최민우 밀양 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현장 브리핑을 통해 “간호사 2명이 밖으로 탈출해 왔는데 간호사의 증언에 의하면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불이 났다고 했다”며 “그래서 간호사들이 ‘불이야’라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고 밝혔다.현재 세종병원 화재 현장에는 범정부 현장지원단이 급파됐다. 이날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소방청, 경찰청,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지원단은 오전 9시10분께 현장으로 급파됐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오전 9시께 헬기를 타고 현장으로 이동해 현장 수습을 위한 지휘 등에 나섰다.이에 앞서 7시56분께 보건복지부는 국립중앙의료원 재난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소방상황실의 의료지원 요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밀양시 보건소 신속대응반과 인근 재난거점병원(양산부산대병원, 삼성창원병원) 재난의료지원팀을 현장으로 급파해 응급처치 등을 지원 중이다. 이날 화재가 발생한 세종병원은 2008년 3월5일 개설된 의료기관이다. 병원에 소속된 의료인은 의사 2명(가정의학과ㆍ외과)과 간호사 6명, 간호조무가 17명 등 25명이다. 17개 병실에서 95병상을 운영해왔다.한승곤 기자 hs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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