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라이트]거울 밖으로 튀어나온 귀여운 매력

영화 '꾼' 나나

배우 나나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걸 그룹 출신 배우에게는 연기를 못한다는 편견이 따르게 마련이다. 애프터스쿨과 오렌지캬라멜에서 노래하고 춤을 춘 나나(본명 임진아ㆍ26)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 종사자들의 시선부터 곱지 않았다. 오디션에서 수십 번 탈락했는데, 연기를 다 보여주기도 전에 퇴장당하는 경우도 있었다."연기를 못한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 계속 들으니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시간이 날 때마다 연기 레슨을 받으며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 시간이 연기에 진지하게 임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듯해요. 인간적으로도 성숙할 수 있었고요."나나는 꾸밈이 없다. 배우로 전향한 이유를 묻자 해맑게 웃으며 "유이(30) 언니가 부러워서요"라고 했다. "애프터스쿨 멤버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하더라고요. 대본을 함께 읽어주면서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어요. 가수도 다양한 얼굴과 몸짓으로 이야기를 전하는 직업이잖아요. 뮤직비디오에서는 대사 없이 그런 느낌을 표현하기도 하고. 열심히 연습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영화 '꾼' 스틸 컷

자신감은 부단한 노력 덕에 확신으로 바뀌었다. 오디션에서 탈락한 드라마와 영화 속 연기를 면밀히 관찰했고, 시간이 날 때마다 거울을 보며 다양한 표정을 연습했다. 가수로 활동할 때부터 해온 그녀만의 준비 방법이다. "거울을 자주 봐요. 어떤 상황에서 무슨 표정을 지어야 예쁘게 보일지 잘 알 수 있거든요. 이제는 다양한 얼굴을 그리는데 집중해요.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고 따라할 수도 있지만, 그건 제 얼굴이 아니에요. 혼란만 가중될 수 있어요."나나는 지난해 tvN 드라마 '굿와이프'에서 로펌 조사원 김단을 맡아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지난 22일 개봉한 '꾼'은 두 번째 작품이자 스크린 데뷔작. 사기꾼 집단에서 매혹적인 외모로 상대를 홀려 정보를 빼내는 춘자를 그렸다. 당돌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으로 현빈(35), 유지태(41), 배성우(45), 박성웅(44) 등 충무로 간판 배우들의 대열에 안정적으로 스며든다. 만취한 연기에서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해 이목을 끌기도 한다. "춘자는 저보다 성격이 쾌활해요. 술에 취한 모습도 더 밝을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껏 망가졌어요(웃음). 두렵지 않았어요. 여자들은 많이 웃으면 귀여워 보이거든요."

영화 '꾼' 스틸 컷

나나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굿와이프에서 호흡을 맞춘 전도연(44)이다.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가까운 사이가 됐다. 연기에 대해 궁금할 때마다 전화해서 조언을 구한다. "'네가 생각한 대로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면서도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세요. 주저 없이 예의를 차리고 다가가 물어보는 편이라서 선후배를 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끈끈한 애정이 생긴 것 같아요." 그녀는 연기만큼 외모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배우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피부 관리를 받아요. 필라테스와 승마로 체력을 단련하고요. 연기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겉모습도 아름답게 유지하려고 노력해야죠."

영화 '꾼' 스틸 컷

나나는 배우로서 장점이 많다. 170㎝의 큰 키와 늘씬한 몸매. 이목구비가 뚜렷한 작은 얼굴은 서구적이면서도 중성적인 인상을 풍긴다. 충무로에서 보기 드문 매력의 소유자다. "도시적인 배역으로 한정될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런 문제를 생각할 위치가 아니에요. 도전한다는 마음뿐이에요. 배우로서 이력을 잘 쌓는다면 그만큼 다양한 역할도 해낼 수 있겠죠. 지금은 작은 배역이라도 많이 하고 싶어요. 분량은 적더라도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요."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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