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얼어붙은 '채권 투자'…회사채 시장도 긴장

높아진 연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채권형펀드 투자금 이탈 급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연말 기준 금리인상 신호가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채권투자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고공행진을 이어감에 따라 위험자산 투자매력이 상승, 채권시장으로부터 투자금 이탈 규모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151%를 기록했고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2.362%, 2.538%로 집계됐다. 1년 사이 금리 상승폭은 약 70~80bp(1bp=0.01%)에 달했다. 1년 전만해도 국고채 3년물, 5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1.425%, 1.514%, 1.702%였다.  채권 금리인상은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보유채권의 평가손실은 그만큼 커진다. 여기에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축소되면 단기 채권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10년물 국고채 금리가 30년물 금리보다 높은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나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채권금리의 불안한 흐름은 채권형 펀드시장에 그대로 반영했다.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은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102조4000억원으로 9월말 대비 3조2000억원 감소했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경우 하반기 들어 지난 7월(94조4330억원) 이후 4개월 연속 순자산이 감소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의 순자산 역시 9월말 대비 2780억원 줄었다.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 이탈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달새 채권형 펀드의 자금 이탈 규모는 2조8000억원으로 '트럼프 탠트럼' 영향이 발생한 지난해 12월 3조6000억원 순유출 이후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전체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이 3조2000억원 증가하고 순유출이 3000억원에 불과했던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국고채 금리 상승에 회사채 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회사채 거래량이 9월 10조4600억원에서 5조4400억원으로 절반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 역시 3조9950억원으로 3조원(43%) 감소했다. 긴 추석 연휴로 영업일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AA-등급 무보증 3년 회사채 금리가 한달동안 2.429%에서 2.728%로 0.299%포인트 상승했고 BBB-등급은 8.672%에서 8.972%로 0.300%포인트 뛰었다.  180조원이 넘는 규모의 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들의 대규모 평가손실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3분기말 기준으로 53개 증권사의 보유 채권 규모는 183조원에 달한다. 약 400조원의 총 자산의 46% 수준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국고채 3년 금리가 앞으로 50bp, 100bp, 150bp 상승할 경우 전체 증권사는 각각 최대 7615억원, 1조5278억원, 2조2940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은 다소 엇갈렸다. 금융투자협회는 "최근의 금리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채권형펀드의 자금 환매 압력 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경계감을 나타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는 만큼 채권금리의 급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 공개로 일부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금리인상 신중론이 잔존한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시장 금리의 일방적 상승은 아닐 전망"이라고 진단했다.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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