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진기자
서울 동대문구 대학가 반지하 원룸 창문 앞에 담배 꽁초가 떨어져 있다.
반지하 원룸에 거주하는 이들은 담배 연기보단 담뱃재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다. 흡연자들이 흡연 중 턴 담뱃재는 발 높이에 위치한 반지하 원룸 창틀에 그대로 쌓인다. 반지하 원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박모(27)씨는 “일주일에 최소 2~3번은 창틀을 닦아줘야 한다”며 “창틀을 자주 청소해주지 않으면 담뱃재들이 쌓여서 담배냄새가 난다”고 말했다.원룸 거주민들은 간접흡연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지만 흡연자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원룸촌의 특성상 흡연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거주하던 원룸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직장인 강모(28)씨는 “실내도 아니고 집 앞에 잠깐 나와 담배를 피우는 것도 문제가 되냐”며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대로변까지 나가 담배를 피워야 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흡연자인 대학원생 이모(29)씨는 “요즘은 길거리에서도 흡연이 불가능하고, 집 안에서 담배를 피우면 옆집 등에서 민원이 들어온다”며 “도대체 어디에서 담배를 피우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비흡연자와 흡연자 모두 난감한 상황이지만 마땅한 해법은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지난달 국토교통부가 공동주택 세대 내 간접흡연 피해 방지 등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실효성 없다는 지적이 많다”며 “당장은 흡연자와 비흡연자간의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서울의료원 관계자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주택 사이의 간접흡연 침입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 우리 실정에 맞는 공동주택 내 흡연의 제한과 간접흡연 노출 위험성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