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씨 부녀 자택에서 살인 현장검증비 내리는 가운데 살인·차량 이동 방법 등 50분가량 진행피해자 A양 인형 차량에 싣는 재연하자 주민들 "X새끼" 분통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딸의 여중생 친구를 살해 ·유기한 '어금니 아빠' 사건의 살인 현장검증이 11일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이씨의 피해자 살해와 시신을 차량에 이동시키는 과정까지 재연됐다.현장검증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경찰과 피의자 이모(35)씨가 탄 차량이 범행 현장인 서울 중랑구 망우동 이씨 부녀 자택에 도착하면서 본격 시작됐다.이씨가 탄 경찰 차량이 이씨 자택이 위치한 빌딩 앞에 서자 일대 주민과 취재진 등 200여명이 차량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피해자 A(14)양의 유가족은 참석하지 않았고 분위기는 예상 외로 차분했다. 한 여성이 "왜 피해자를 죽였느냐"고 외쳤으나 이씨는 묵묵부답이었다.경찰 관계자가 이씨에게 "지금부터 현장검증을 실시할 거예요. 협조할거죠?"라고 묻자 이씨는 별도의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었다. 이씨는 전날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와 같은 형광색 상의에 모자 차림이었다.
이씨가 도착하기 10분 전에는 A양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인형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장면을 지켜본 망우동 주민 서모(70)씨는 "어떻게 딸 친구를 처참하게 살해할 수가 있느냐"며 "이런 끔찍한 일이 다시는 일어나선 안 된다"고 혀를 찼다.이씨의 집 내부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는 이씨와 경찰 관계자 외엔 출입이 금지됐다. 이씨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현장검증이 시작된 지 45분이 지난 오전 10시15분께였다.이씨는 A양 역할을 하는 인형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경찰이 준비한 검은색 차량 트렁크에 실었다. 그때 상황을 지켜보던 주민들이 "X새끼", "찢어죽일 놈", "왜 죽였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기 시작했다.주민 박모(72)씨는 "자기 자식도 있는데 성폭행 하려고 남의 딸에게 약을 먹이는게 X새끼지 뭐냐"면서 "죽은 딸 부모 마음은 어떡하려고 그랬느냐"며 이씨를 비난했다.이씨는 몰려드는 취재진과 주민들의 욕설을 피해 차량 앞좌석으로 이동한 후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현장검증은 50분가량 진행됐다.이씨 부녀는 지난달 30일 망우동 자택에서 딸의 친구인 A양을 살해한 뒤 BMW 차량을 이용해 강원도 영월의 야산에 시신을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이씨는 10일 3차 피의자 조사에서 살해 ·유기 혐의 일체를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이씨의 딸 이모(14)양에게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은 현장검증 후 수사에 속력을 낼 방침이다. 이후 유기장소에서 발견된 김양의 사체가 나체였던 점, 이씨가 범행 대상으로 김양을 지목한 점 등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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