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단체 '강의중 장애인 비하, 서울대교수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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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장애인도 사람인데 왜 치료자들까지 환자를 우습게 대하는가. 치료자가 환자를 우습게 대하는데 그 누가 우리를 인간 취급을 하겠나."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장애인과 사회복지사들이 정신질환 환자 비하 발언 논란에 휩싸인 서울대 의과대학 정신과 하규섭 교수를 비판하며 병원에 의사 자격 박탈을 요구하고 나섰다.한국정신장애인 자립생활센터와 인권단체 회원 30여명은 3일 낮 12시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신 장애인은 노리개가 아니다, 하규섭 교수의 의사 자격을 박탈하라"고 서울대병원 측에 요구했다.인권연대에 따르면 하 교수는 지난 4월11일 학부 강의에서 전기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흉내 내거나 군 복무 과정에서 질환을 얻은 환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인권연대는 녹취록을 토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준비하고 있다.이정하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대표는 "하규섭 교수는 질환을 치료하러 병원에 찾아간 환자들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었다"며 "정신 의료 종사자가 될 의대 학생들 앞에서 환자 비하 발언을 한 하 교수는 의사로서 자질이 없다"고 비판했다.유동현 한국정신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도 "국내 최고 권위의 대학 정신과 의사가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에 더 분노가 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도희 사회복지공입법센터 변호사는 "하 교수는 비하 발언과 관련해 책임감 있는 의사로서 통렬히 반성하고 공적 자리에서 희화화한 정신질환 환자 당사자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서울대와 정부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인권 인식에 대한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하 교수의 의사자격을 박탈하라', '정신 장애인은 노리개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혜화역에서 서울대병원 후문까지 행진하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는 정신질환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를 규탄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하 교수는 정신 질환 환자 비하 논란에 대해 "수업시간이 짧아 빠르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과했다"며 "수업 전체 녹취록이 아닌 일부를 가지고 오해하는 것 같다. 환자를 비하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사태가 커지자 하 교수는 최근 정신과의 주임교수 및 과장직을 사임하고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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