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음식 못먹는 사람도 OK…'초록 매운맛' 고추냉이 열풍

매운맛 열풍이 ‘빨간 매운맛’에서 ‘초록 매운맛’으로 옮겨가고 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부는 ‘고추냉이’(와사비) 바람이 그것이다. 젊은이들은 톡 쏘는 매운맛을 고추냉이의 매력으로 꼽는다. 특히 빨간 매운맛에 약한 사람도 고추냉이를 즐긴다는 점이 특징이다. 석유진(25)씨는 “평소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 고추냉이는 따로 구비해둘 정도로 좋아한다”며 “느끼한 음식에 뿌려먹기 제격”이라고 밝혔다. 이수연(26)씨도 “고추의 텁텁한 매운맛과는 다른 고추냉이의 상큼한 매운맛을 좋아한다”며 “매운맛이라는 표현 말고 고추냉이만의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추냉이의 매운맛은 고춧가루의 그것과는 다르다. 고추가 혀의 촉각을 자극하는 매운맛이라면 고추냉이는 후각을 자극하는 매운맛이다. 고추의 매운맛이 ‘캡사이신’에서 온다면 고추냉이의 매운맛은 ‘알릴 이소티오시아네이트’에서 비롯된다. 이는 고추냉이 속에 들어있는 시니그린이라는 성분이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생긴다. 식품업계의 화두 역시 고추냉이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고추냉이 관련 식품 판매는 1년 전에 비해 33% 늘어났다. 반면 캡사이신 관련 식품 판매는 7% 증가에 그쳤다. 과자, 라면, 치킨 등 다양한 업계에서도 고추냉이 맛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빙그레는 ‘꽃게랑 고추냉이’를 출시해 현재까지 누적 매출 18억원을 기록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어 해태제과 ‘자가비 고추냉이맛’, 삼양식품 ‘프리즐 고추냉이맛’, 오리온 ‘눈을감자 와사비맛’ 등도 고추냉이 열풍에 동참했다. 과자의 주소비층인 아이들 입맛에서 벗어나 성인들이 좋아하는 매운맛으로 변화를 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삼양식품 ‘와사마요 볶음면’, 투존치킨 ‘와사비치킨’, 페라카나 ‘와사비톡’ 등도 출시됐다. 업계에선 젊은 세대가 알싸한 맛의 고추냉이를 즐긴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눈을감자 와사비맛’의 출시 배경에 대해 “젊은 세대가 타코와사비 등 알싸한 맛의 메뉴를 즐긴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매운맛 열풍이 불황의 증거라고 분석한다. 불경기에 맞춰 가격은 저렴하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음식을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매운 음식을 먹으면 엔도르핀이 분비돼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된다. 다만 고추냉이를 과량 섭취할 경우 위장 통증이나 속 쓰림을 겪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경은 기자 silv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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