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야노시호' 내각…盧정부·시민단체·호남 중용

文 대통령 초대 내각…'야노시호' 노무현 정부 거쳐 야인생활 경력시민단체 출신…호남 인사 중용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이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백운규 한양대 3공과대학장을, 보건복지부 장관에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지명했다. 장관급인 방송통신위원장에는 이효성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를, 금융위원장에는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을 각각 내정했다. 방통위원장과 금융위원장은 모두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다. 대통령은 또 차관급인 대통령 일자리수석에 반장식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원장을, 경제수석에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를 임명했다. 이로써 문 대통령은 17개 부처 장관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청와대 참모에 대한 인선을 일단 마무리했다. 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취임 54일 만에 문재인 정부의 1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꾸린 것이다. 이번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의 특징은 노무현 정부 시절 내각과 대통령 비서실에 몸담았던 인사들이 대거 등용된 것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문 대통령과 함께 일한 이후 보수 정권 9년 동안 야인으로 지내다 복귀한 인물들도 많다. 개혁성향이 강한 시민단체 출신이 다수 포진된 것도 특징이다. 지역별로는 호남 출신의 약진이 눈에 띈다. ◆참여정부 인사 재등장…시민단체 출신 중용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10·4남북정상회담 때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단독회담에 배석한 인물이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안보정책비서관을 지낸 이후 10년여 동안 이렇다 할 공직을 맡지 못했다. 서훈 국정원장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3월 퇴직한 이후 9년 동안 공직을 맡지 못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야인으로 보낸 시간이 서훈 원장과 비슷하다. 2004년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정 실장은 2008년 5월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면서 공직 생활을 마감한지 9년만인 지난달 외교안보사령탑인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됐다.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참여정부에서 민원제안비서관, 지속가능발전비서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박상기 법무부·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자문위원을 지냈다. 장관급인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참여정부 때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하고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정부부처 차관급 인사들 중에서도 노무현 정부와 인연이 많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을 비롯, 임성남 외교부 1차관, 권덕철 복지부 차관, 류희인 국민안전처 차관,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 등이다. 이들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과 환경부 차관 등을 지낸 김수현 사회수석과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참모진까지 포함하면 참여정부 출신들은 더욱 늘어난다. 김수현 사회수석을 비롯, 주영훈 경호실장, 조현옥 인사수석 등이 포진해 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참여정부 1기 외교통상부 장관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의 친동생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의 약진이다. 박상기 후보자는 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를 지냈고 김은경 장관은 지속가능센터 지우, 정현백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참여연대에서 활동했다. 청와대에선 장하성 정책실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등이 각각 참여연대와 함께하는시민행동에서 활동했다.◆호남 중용…여성 30% 공약 못 지켜 = 영남 출신인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낙연 국무총리를 지명하며 호남 출신을 중용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후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서도 임종석 비서실장 등 호남 출신들을 기용했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임명된 장·차관급, 청와대 수석급 인사 62명의 출신지를 보면 호남 출신은 17명으로 영남 출신(23명)에 못 미친다. 하지만 '빅2'로 불리는 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핵심 요직에 호남 출신이 대거 발탁된 점과 두 지역의 인구 등을 비교하면 호남 출신이 약진했다는 게 관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수도권 13명, 충청 7명, 강원 2명 등으로 지역만 놓고 보면 탕평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고 했던 문 대통령의 공약은 시켜지지 못했다. 현재 내각에서 여성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정현백 후보자, 김은경 장관 등 4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성 내각 30%의 취지와 정신은 모범답안처럼 있는 게 아니다"며 "정부조직법 개편 이후 인사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이설 기자 sseol@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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