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때문에 나왔나' VS '사정 대비하라'…한국당 당권주자 치열한 설전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들이 28일 홍훈표 후보의 출마가 적절한지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이들은 토론회 후반에는 설전을 넘어 막말을 주고받으며 토론을 마쳤다. 신상진·홍준표·원유철(기호순)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한국당 당 대표 후보자 백분토론에 참여했다. 이날 토론은 홍 후보에게 공세가 집중됐다. 원 후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홍 후보가 정치자금법 위반 때문에 야당 대표가 되면 정치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출마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다"며 "대법원에서 잘 되기를 바라지만 잘못되면 한국당의 운명은 끝이다. 정말 그것이 두렵다"고 공격했다. 원 후보가 지적한 것은 홍 후보가 지난 2011년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 것이다. 홍 후보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3심을 앞두고 있다.반격에 나선 홍 후보는 "원 후보는 경기지사 경선에서도 컷오프 됐고,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컷오프 됐다. 당내에서는 이미 역량이 안 된다는 게 판명이 됐다"며 "이번에 또 당 대표 나왔는데 이미 당내에서 역량이 안 된다는 것이 판명됐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내 사건은 법률문제가 전혀 문제가 없다"며 "보좌관이 산업은행건으로 구속돼 있는데 보좌관이 (원 후보의) 친구 아니냐. 아마 이 정부에서 대대적인 사정이 들어가면 대상은 전부 중진의원이다. 거기에 좀 대비를 하라"고 말했다.이에 원 후보는 "제가 역량이 안 된다고 했는데, 제가 부족함이 많지만 5선이다. 그렇게 동료 의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며 맞받아 쳤고, 신 후보도 "홍 후보가 적을 만드는 것 같다"며 "상대를 무시하는 발언이다. 화합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대선 때 '세탁기' 논쟁도 다시 불거졌다. 홍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 의혹과 관련 "나는 더 이상 세탁기에 들어갈 일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원 후보는 "세탁기는 돌렸는데 아직 건조는 안한 것 같다"며 "빨래가 완전히 다 마르길 기원한다. 다 마르면 그 마른걸레로 함께 우리 당 미래를 고민하고 나왔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후보 간의 신경전은 이후 설전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격화됐다. 홍 후보는 "앞으로 당 대표로 할 때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겠지만 서로 총질하는 건 나중이라도 용서치 않겠다"며 "서로 비방하고 허위사실 공표하는 것은 같은 당이라도 용서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 후보가 "가만히 안 놔두겠다니 무슨 말이냐"며 받아치자 분위기가 험악해 지기도 했다. 두 후보의 설전이 이어지자 신 후보는 "서로 이렇게 하는 것은 제 살 깎아먹기다. 안타깝다"고 말했다.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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