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실장 방미로 설득 주목
(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뉴욕 김근철 특파원] 미국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워싱턴 정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국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의구심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마침 1일(현지시간) 방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백악관과 워싱턴 정가를 상대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득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틀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정 실장은 이날 오전 댈러스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에게 사드 논란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재차 설명했다. 그는 "(사드 배치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게 하려면 우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더빈 의원이 한국이 사드 배치를 원치 않는다면 9억2300만달러에 달하는 관련 예산을 다른 곳에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보도들에 대해선 "더빈 의원은 최근 의회에서 사드 예산 관련 논의가 있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반대여론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더빈 의원은 자기도 환경영향평가는 철저히 법적 절차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고, 한국민들이 국회 통해 결정한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드 보고 누락 문제에 대해 논의할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미국 측에서도 이것은 우리 내부 문제이고, 한미 동맹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니 크게 거론될 것 같진 않다"고 답했다. 사드 문제가 한미간 동맹과 관련돼 전면에 부상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낸 셈이다. 정 실장은 이날 백악관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을 만나 한미 동맹과 북핵 대응, 향후 한미 정상회담 의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드 관련 논란도 중요 의제로 거론될 전망이다. 더빈 의원의 발언은 백악관은 물론 미 정가에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불만과 의구심이 드러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 정가와 언론들은 문재인 정부가 정식 출범할 경우 사드 배치 철회는 물론 북핵 문제 등을 놓고 미국과 입장 차이를 드러낼지를 주목해왔다. 미국 입장에선 한미동맹은 물론 중국을 겨냥한 동북아 안보 질서 구축에 중요한 '상황 변경'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가 환경영향 평가 등의 절차를 들어 사드 배치를 늦추려는 의도에 대해 백악관과 미국 정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간 방위비 분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공언하고 있어 한미 간 동맹 균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더빈 의원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이번 논란이 굳건한 한미 동맹에 대한 우려를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뉴욕 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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