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애기자
콘래드 서울의 '37빙수' 드라이아이스 빙수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불볕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24일 오후 12시30분, 서울 마포구의 한 냉면집 앞에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냉면집 인근 장어전문점·삼계탕전문점도 문전성시다. 7~8월경 보양하기 위해 붐비던 장어·삼계탕집에 벌써부터 더위에 지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는 것. 전복을 넣은 삼계탕 한 그릇을 2만원에 판매중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난 직장인은 "아침 출근길에도 벌써 땀이 난다"며 "일교차가 무색할 정도여서 몸보신하기 위해 삼계탕집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이는 이른 더위가 바꿔놓은 풍경이다. 유통가 시계도 빨라졌다. 유통업계가 다양한 여름 상품을 쏟아내면서 일찍 여름 마케팅에 돌입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여름의 대표 상품 빙수와 아이스크림이 예년보다 한달 반 이상은 빨리 등장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가격도 죄다 올라 이른 더위를 잡아먹으려는 기세가 당당하다.삼계탕(사진=롯데마트 제공)
때이른 '빙수전쟁'은 특급호텔이 먼저 시작했다. 여의도 메리어트 호텔은 샹그리아 애프터눈 티(빙수+디저트)과 샹그리아 빙수를 각각 5만8000원, 2만8000원에, 파크 하얏트 서울은 '막걸리빙수'와 '빙수 컴비네이션'을 각각 4만원, 4만4000원에, 콘래드서울은 망고빙수를 4만2000원에 내놨다. 이색 빙수가 유난히 많다는 점도 올 여름 호텔업계 빙수메뉴 트렌드다.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판매하는 막걸리 빙수는 유기농 쌀로 빚은 최고급 탁주인 우곡주로 만든 막걸리 아이스에 생크림과 다양한 베리류, 오렌지, 자몽 등의 신선한 과일, 피스타치오 가루, 민트 등이 들어갔다.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올해 처음 선보인 '보양 빙수'는 벌집과 홍삼이 주재료다. 쉐라톤 그랜드 인천이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홍시 빙수는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달콤한 홍시가 푸짐하게 올라간 이색 빙수다. 제주 지역 호텔들은 제주에서 나는 애플망고, 한라봉 등을 활용한 빙수를 선보였다. 켄싱턴 제주 호텔의 로비라운지&델리 '더 라운지'에서는 제주의 건강한 맛과 함께 여름의 무더위를 식혀 줄 '제주 애플망고 코코넛 빙수'를 출시했다.이에 질세라 커피전문점도 죄다 빙수 가격을 올려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망고치즈케이크빙수' 가격을 지난해 1만2000원에서 올해 1만3000원으로 약 8.3% 올렸다. 뚜레쥬르도 '우유 팥빙수'와 '녹차 팥빙수'의 가격을 7000원에서 7500원으로 인상했다. 설빙도 제품 가격을 최대 9% 올렸다. 망고치즈설빙은 올해 애플망고치즈설빙으로 바뀌면서 1만원에서 1만900원으로 900원 인상됐고, 초코브라우니설빙은 8500원에서 8900원으로 400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