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살레시오고, ‘정책 소풍’으로 특별한 경험 쌓아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광산구로 '정책소풍'을 나와 민형배 광산구청장과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광산구 공익센터·야호센터·더불어락노인복지관서"[아시아경제 노해섭 기자]놀이동산 대신 ‘정책’을 소풍 대상으로 삼은 고등학생들은 “특별한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20일 하루 동안 광주시 광산구 공익활동지원센터, 야호센터,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을 차례로 들러 본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 1학년 학생 70여 명의 평가였다.학생들이 이곳을 찾은 이유는 학교에서 배운 지역의 변화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소풍 주제를 ‘우리지역 지방자치의 길을 찾아서’로 정한 이유도 이것이다.학생들은 방문지에서 손님이 아닌 주인으로 활동했다.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는 주민의 참여와 자치 지원 사업들을 윤난실 센터장으로부터 ‘보고’받았다.
학생들이 가장 인상 깊은 소풍 장소로 꼽은 곳은 야호센터였다. “재미와 공부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는 게 이유다.이들은 지하층 노래방 장소에서 원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르고, 2층 엉뚱바다방에서 포켓볼, 전자오락, 이들은 4개 조로 나눠 세월오월 조각그림 그리기, 원하는 노래 마음껏 부르기, 당구와 전자오락 등 게임, 실내 손 축구 게임 등을 즐겼다. 친구들과 왁자지껄 어울린 학생들의 모습은 천상 ‘아이’와 다름없었다.반면, 공동체를 학습하는 시간에는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엄마를 잃은 소년의 성장을 다룬 그림책 <무릎딱지>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세월호의 아픔을, 68조각으로 나눈 홍성담 화백의 <세월오월>을 따라 그린 후 맞춰 하나로 만드는 순서에서는 희망을 찾았다.협동조합, 마을, 공동체, 5?등의 주제어를 친구들의 몸짓으로 맞추는 스피드 퀴즈에서는 정치와 삶은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이자,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스피드 퀴즈가 제일 재밌었다는 이성현 군은 “교실에서 머리로 공부하는 것 보다 현장에서 놀고 실천하면서 얻은 깨달음이어서 마음에 깊게 와 닿는다”며 “나와 이웃의 삶을 바꾸는 자치와 사회를 더 좋게 이끄는 참여의 중요성을 알겠다”고 말했다.학생들은 ‘자치가 진보다’를 주제로 민형배 광산구청장과 주먹밥으로 점심을 함께하며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공정성, 자치의 궁극적 목표, 선거에 나선 계기 등 민 구청장의 저서 <자치가 진보다>를 읽고 ‘사전 학습’을 마친 학생들의 질문은 날카로웠다.

광주 살레시오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민형배 광산구청장과 토론을 하고 있다.

민 구청장은 학생들에게 ‘시민’을 강조했다. 그는 “가장 기본적인 삶의 방식이자 법칙이면서 모든 억압과 제도적 짓눌림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 자치이다”며 “국가의 통치를 받는 국민이 아닌 간섭과 통제에서 벗어나 삶을 주체적으로 꾸리는 시민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당부했다.박정준 군은 “놀이공원이나 유적지가 아닌 장소로 소풍은 처음인데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학생도 시민이다’는 말이 와 닿는다”고 밝혔다.사례지오고 학생들의 소풍은 더불어락 노인복지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자치조직인 대동회 회의에 참여해 토론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소풍을 기획한 이행민 교사는 “제자들이 자치적 삶을 탐구하는 계기를 만들고자 소풍을 마련했다”며 “본인의 터전에서 주인으로 사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를 깨닫고 실천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노해섭 기자 nogary@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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