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사은품 '레벨박스 슬림', '리니지2 레볼루션 쿠폰'중고장터서 정가의 20~30% 수준에 거래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탓…안쓰는 사은품 현금화"차라리 출고가 인하"…"재고떨이, 매출 증대 효과"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이 역대급 흥행을 기록 중인 가운데 갤럭시S8과 함께 제공되는 액세서리는 중고 시장에 떨이로 나오고 있다. 중고 장터에 판매해 현금화하는 소비자가 많은 탓이다. 소비자들은 어차피 쓰지도 않을 액세서리를 줄 바에는 차라리 출고가를 낮추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제조사는 재고 떨이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출고가 인상을 눈속임할 수 있는 효과까지 있어 이 같은 전략을 펴고 있다.19일 나눔행복 중고나라 등 중고 시장에 따르면 갤럭시S8 예약판매 사은품인 '레벨박스 슬림' 새 제품이 3만~4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레벨박스 슬림은 삼성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공개한 블루투스 스피커다. 정가는 9만9000원이다. 또 다른 사은품인 모바일 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 아이템 이용권(10만원)은 현재 1만~2만원에 거래된다.삼성은 갤럭시S8 사은품으로 덱스와 레벨박스 슬림, 리니지 2 레볼루션 아이템, 유튜브 레드 3개월 이용권 등을 내걸었다. 갤럭시S8 64GB 모델 예약자는 레벨박스 슬림을, 128GB 모델 예약자는 덱스와 레벨박스 슬림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물론 갤럭시S8을 구입하면서 공짜로 주는 사은품을 마다할 소비자는 없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 같은 사은품 역시 출고가에 포함된 것으로 봐야 한다. 특히 갤럭시S8은 가장 싼 모델이 전작보다 10만원 이상 비싸졌다.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 가격은 각각 93만5000원과 99만원, 6GB 램(메모리 128GB)을 탑재한 갤럭시S8플러스는 115만5000원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S8 출시 전부터 '삼성스마트폰 카페', '뽐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사은품을 현금화하겠다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사은품을 유용하게 쓰는 소비자가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소비자는 사은품 대신 더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입하기를 원할 수밖에 없다.이 같은 전략은 휴대폰 제조사에게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G6 가입자를 대상으로 톤플러스, 롤리키보드2 및 비틀마우스, 네스카페 돌체 쿠스토(택1)를 사은품으로 제공했다. 출시 직후 중고 장터에서는 톤플러스를 판매하기 위한 게시 글이 하루에도 수 십 건씩 올라왔다. 톤플러스의 출시가격은 21만9000원인데, 중고 장터에서 새 제품이 10만원 거래되기도 했다.지난해 8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을 판매하면서 스마트밴드 '기어핏2'를 예약판매 사은품으로 내걸었다. 갤럭시노트7은 40만대 이상 예약판매 됐는데, 이때도 매일 수 십 건씩 기어핏2가 중고 장터에 풀렸다. 당시 기어핏2는 출시된 지 두 달 밖에 안 된 상태로 출시가격은 19만8000원이었는데, 공급이 넘쳐 10만원 초반까지 가격이 떨어졌다.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액세서리 판매가가 20만원이라 해도 실제 부품가격은 1/4도 안된다"며 "재고떨이를 하면서 관련 생태계까지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사는 출고가 인하 대신 이 같은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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